[김백상 기자의 톡앤톡] 조코비치 vs 페더러, '역사에 남을 명승부' 2019 윔블던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

[김백상 기자의 톡앤톡] 조코비치 vs 페더러, '역사에 남을 명승부' 2019 윔블던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7.15 15:54
  • 수정 2019.07.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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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57분 윔블던 테니스 역사상 가장 길고 치열했던 혈투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남자 테니스계 '빅3' 중 두 명,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윔블던 센터코트 결승전 역사상 가장 긴 시간의 처절한 명승부를 펼쳤다. 한치의 양보없이 이어진 막상막하의 경기는 거의 5시간이 되어서야 끝을 낼 수 있었다.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세르비아)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9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3위 페더러(스위스)를 상대로 4시간 57분간의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대2(7-6<7-5> 1-6 7-6<7-4> 4-6 13-12<7-3>)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5세트 12-12 게임 듀스 상황 타이브레이크룰 덕분이다. 이전까지는 마지막 5세트 승부시 타이브레이크 없이 두 게임 차가 나야만 승부가 결정되는 방식이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윔블던에서만 2011, 2014, 2015, 2018년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호주오픈 7회, US오픈 3회, 프랑스오픈 1회 등을 더해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16회로 늘렸다. 페더러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6승 22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아홉 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이번 승부 포함 윔블던에서 조코비치와 네 차례 만나 1승 3패의 성적을 남겼다. 그중 결승에서만 2014, 2015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 차례 대결해 번번이 준우승에 그치며 진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결승전 내내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은 페더러에게 더 많은 응원을 보냈다. 2017년이 가장 최근 윔블던에서 거둔 우승이었던 37세 11개월의 페더러에게 이번 대회는 그가 거둘 수 있는 윔블던 테니스 마지막 우승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기회가 없진 않았다. 페더러는 5세트 게임 스코어 8-7로 앞선 상황에서 40-15으로 앞서가며 더블 챔피언십 포인트 상황을 만들었다. 거의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페더러를 상대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두 개나 허용하고도 결국 듀스까지 끌고 가더니 그 게임을 가져갔다. 

조코비치는 4강전까지 올라오면서 승부처마다 득점 후 보이던 파이팅 모습을 이날 경기에선 자주 보이지 않았다. 결승전 상대로서 테니스 동료로서 오랜기간 테니스 황제로서 최선을 다한 그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경기가 끝나고 둘은 멋진 경기 내용만큼이나 훈훈한 매너를 보였다.

경기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 페더러는 조코비치에게 진심어린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번 결승에서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최대한 빨리 잊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한뒤 "정말 위대한 경기였다. 모두에게 기회가 있었다. 조코비치의 우승을 축하한다. 미친 경기였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보여준 모습이 전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며 "나는 스스로 이 나이에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른 37세들도 나처럼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코비치 역시 페더러의 인터뷰에 화답했다. 

조코비치는 "로저가 말했듯 우리는 둘다 기회가 있었다. 두 번의 매치포인트에서 다시 살아난 점은 정말 비현실적"이라면서 "불행하게도 이런 경기에서 한 명은 져야 한다. 내가 치른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다. 정신적으로 오늘 경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힘들었던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어 "로저는 다른 이들에게 37살의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면서 "나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페더러를 추켜 세웠다.

이번 결승전은 패했지만 페더러는 2018년 1월 호주오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총 20회 정상에 올라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을 기록 중이다. 라파엘 나달(2위, 스페인)이 18회로 2위,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을 더해 16회로 3위에 올라있다.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은 오는 8월 26일부터 9월 8일까지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에 위치한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조코비치, 페더러, 나달까지 '빅3'의 드라마가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지 테니스 팬들의 기대는 끊임없이 높아지고 있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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