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선의 서울근교 산행] 우면산

[김우선의 서울근교 산행] 우면산

  • 기자명 김우선 기자
  • 입력 2019.07.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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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우면산

[데일리스포츠한국 김우선 기자] 관악산의 불꽃처럼 솟은 능선과 바위 봉우리에 비하면 우면산은 너무도 밋밋해서 산이라고 명함을 내밀기에 좀 쑥스럽기까지 하다.

실제로 남태령에 길이 나면서 관악산에서 이어지는 능선 마루금이 끊어지기 전까지는 그냥 관악산의 일부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더구나 가까이 있는 청계산에 비해도 우면산은 뭐 하나 내세우기 어려운 처지기이는 하지만 넉넉한 품 안에 ‘국립국악원’이라든가 ‘예술의 전당’과 같은 명소를 받아들이면서 옹색함은 면하게 됐다.

산의 높이로 보나 생김새로 보나 뭐 하나 봐줄 게 없던 이 산이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광청우관삼’이라는 종주산행이 유행하면서 부터다. 강북의 ‘불수사도삼’에 필적할만한 종주 코스로 강남의 ‘광청우관삼’은 광교산, 청계산, 우면산, 관악산, 삼성산을 대략 20시간에 걸쳐서 걷는 길. 바로 이 길 중간에 우면산은 마치 징검다리처럼 솟아서 걷기 편한 능선 마루금을 통해 길손들을 맞이하면서 더욱 빛난다.

관암산, 도마산, 사정산, 수정봉으로도 불리는 우면산은 해발 293미터로, 서울특별시 서초구방배동, 서초동, 양재동, 우면동과 경기도 과천시 경계에 걸쳐 있다.

우면산(牛眠山)은 글자 그대로 소가 길게 누워 잠자는 듯한 형태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데, 남쪽 기슭에 청동기시대의 지석묘가 있어 우면산 일대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관악산과 경계를 이루는 남태령은 원래 ‘여우고개’라 불리는 조붓한 산길로 서울과 수원을 잇는 중요한 통로였다. 고려시대만 해도 여우가 나타나서 사람들을 홀리곤 했는데, 강감찬 장군의 신통력으로 여우가 모두 사라졌다는 전설 때문에 여우고개라는 이름이 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고개 일대에는 조선시대만 해도 관악산을 근거지로 하는 산적들이 들끓어서 여러 명이 모여 관군의 호위를 받아야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과거 보러 가는 선비가 한양 가려면 과천부터 긴다는 말이 바로 이 고개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 역시 이 ‘여우고개’를 넘어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는 동안 정조가 고개 이름을 묻자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과천현 이방이 나서서 ‘남태령’이라고 대답했다는 데서 지금의 고개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전한다. 왕에게 아뢰기 민망한 여우고개라는 이름대신 즉석에서 ‘남쪽 큰 고개’로 작명하여 답변한 것인데 전후 사정을 안 정조는 오히려 과천 이방의 순발력을 칭찬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남태령을 들머리로 하여 능선길 따라 정상부 전망대 거쳐 서초약수터로 내려가는데 2시간 남짓 걸린다.

우면산 북쪽 기슭로는 남부순환도로가 지나는데, 방배동 임광아파트나 소라아파트 맞은편에 해당하며, 우면산 능선에 올라서는 들머리가 네 군데 있다.

우면산 도시자연공원
우면산 도시자연공원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2004년 7월에 문을 열었다. 참나무군락지를 활용하여 도심 및 근교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시림’과 ‘산림문화’를 주제로 하여 도심 속에서 자연학습을 할 있는 공원이자,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공간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이용정보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우면산 북쪽 들머리에서는 약수터 거쳐 능선 마루금까지 20~25분이면 올라갈 수 있어서, 등산로라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훌륭한 산책로 구실을 톡톡히 해내는 편이다.

우면산 남쪽에서는 서초구 우면동에서 전망대 올라가는 길이 있으며, 과천시 과천동 뒤골 들머리는 258봉 거쳐 범바위약수터에 이른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예술의 전당 방면 셔틀버스로 5분 거리. 우면산자연생태공원은 양재역 7번 출구에서 3412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바로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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