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귀국] ‘값진 월드컵 준우승!’ 한국 정정용 감독, “모든 비난과 비판은 저에게 해달라”

[U-20 대표팀 귀국] ‘값진 월드컵 준우승!’ 한국 정정용 감독, “모든 비난과 비판은 저에게 해달라”

  • 기자명 이한주 기자
  • 입력 2019.06.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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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한주 기자] "아직 어리고 만들어가는 과정의 선수들이다. 모든 비난과 비판은 저에게 해달라."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했다. 이날 결과로 대표팀은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남자 축구 역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정정용 감독은 17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을 사랑하고 응원해줘서 감사드린다. 결승전에서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만큼 더 지켜봐 달라"고 밝히며 "축구 팬으로서 충분히 비난과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의 선수들인 만큼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비판은 지도자에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정용 감독과 일문일답.

-- '어게인 1983'을 넘는 결과를 남긴 소감은.

▲ 한국 땅을 밟으니까 이제 실감이 난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U-20 대표팀을 사랑하고 응원해줘서 감사드린다. 결승전에서 조금만 더 잘했으면 국민들이 더 신나고 즐겁게 응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주 아쉽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만큼 앞으로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 우승은 못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시 도전할 기회가 다시 생겼다고 본다.

-- 대회를 치르면서 전술과 용병술이 화제였는데.

▲ 많은 전술은 아니었다. 3~4가지 핵심 전술을 작년부터 계속 연습해왔고 조금씩 업그레이드했다. 전술은 상대에 따라 달라진다. 축구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 한국 축구의 미래들이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 유소년 축구를 이끈 지 12년 이상 됐다. 이제 시스템의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 FIFA U-17 월드컵과 U-20 월드컵 본선 출전 티켓을 계속 따서 출전하면 선수들의 성장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결국 그런 선수들이 A대표팀의 일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 이번 월드컵을 준비했던 지난 2년간을 되돌아보면.

▲ 행복했다. 지금 선수들과 2년 동안 '스페셜'하게 지냈다. 그동안 고생했던 게 결과로 나타났다. 축구선수와 지도자로서도 이런 경험은 평생에 두 번 다시 하기 어려울 것이다.

-- 대표팀의 일부 선수에 대한 팬들의 비난 목소리도 나오는데.

▲ 축구 팬으로서 충분히 비난과 비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저에게 해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의 청소년인 만큼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A대표팀이나 프로 선수 정도가 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지금 비판과 비난의 책임은 지도자의 몫이다. 비판은 지도자에게 해줬으면 좋겠다.

-- 앞으로 계획은.

▲ 아직 생각을 못 해봤다. 매 경기가 역사를 만들어가는 순간이었다. 경기에 집중하느라 딴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대회가 끝나고 곧바로 귀국한 만큼 쉬면서 축구협회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발전에 제가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힘을 보탤 것이다.

-- 대회 기간에 가족 이야기도 화제가 됐는데.

▲ 아이들이 오늘 학교도 안 가고 온다고 해서 기차표를 끊어줬다. 이럴 때가 아니면 보기도 어렵다. 아이들이 아빠를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해주는 게 충분하다.

-- 폴란드에서 체력 프로그램의 효과를 봤다고 보나.

▲ 4주 동안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운영했다. 처음 시도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처음 측정했던 선수들의 체력 데이터와 결승전 앞둔 데이터를 봤을 때 유지가 아닌 상승효과를 봤다. 거기에 맞춰 전술과 전략을 짤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 아쉬웠던 것은 날씨 요인이었다. 현지시간 오후 5시 경기였고, 덥고 습했다.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대응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아 아쉽다.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후반전에 포백으로 전환했다.

-- 이강인이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 이강인이 미리 한국에 들어와서 대회를 준비했다. 그런 준비를 통해 스스로 확신을 가지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그래서 충분히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었다. 조금 전에 농담으로 이강인이에게 "2년 뒤에는 우승하자"고 이야기했다.

-- 유소년 지도자의 외길을 계속 가고 싶나.

▲ 지도자라면 당연히 기회가 된다면 더 높은 연령대의 팀을 맡고 싶게 마련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직 재미로만 본다면 '만들어가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사명감을 따져서도 나에게 맞는 것 같다. 다 만들어진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도 재미는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지만, 지금은 좀 더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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