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며 섬 보고, 죽방렴 멸치 먹고 낚시체험하고

등산하며 섬 보고, 죽방렴 멸치 먹고 낚시체험하고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5.16 14:37
  • 수정 2019.05.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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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36 창선도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창선도는 경상남도 남해군과 다리로 연결된 면소재지 섬이다. 남해군은 1973년 남해대교가 개통된 지 30년만인 2003년 4월 28일 충무공 탄신일을 맞아 창선·삼천포대교를 개통했다. 창선·삼천포대교 길이는 3.4km. 창선·삼천포대교는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3개의 섬을 연결하는 5개의 교량으로 전국에서 유일한 해상국도이다.

창선도 포구전경
창선도 포구전경

창선도는 육상교량으로 150m 길이의 단항교, 창선과 사천 늑도를 잇는 340m 아치교 창선대교, 사천시 늑도와 초량을 잇는 340m 길이의 늑도대교, 초양섬과 모개섬을 잇는 202m 아치교 초양대교, 모개섬과 사천시를 연결하는 436m 콘크리트 사장교 삼천포대교까지 5개 교량이 연결돼 다리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남해군에서 창선도를 거쳐 사천시까지 다리로 연결됐다.

창선도는 남쪽으로 남해로 불리는 군소재지 남해도와 북쪽으로 삼천포로 가는 삼천포대교로 이어져 있다. 승용차로 두 번에 걸쳐 다리 건너면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여행객 발길이 잦다. 접근성이 아주 좋다.

창선도는 면적 54.4 ㎢, 해안선 길이 19㎞로 16개 마을로 구성됐다. 2019년 5월 현재 2,933세대에 5,887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섬 면적 중 24%가 농경지이고 벼, 보리 등 주곡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인구가 전체 80%를 차지한다. 다른 주민들은 수산물을 채취하며 생활한다.

포구의 등대
포구의 등대

창선도는 바다와 들판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반농반어촌이다. 본디 외딴 섬이었던 탓에 이곳을 찾는 여행객이나 낚시꾼들은 물고기를 잡고 조개 잡던 예전의 섬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한다. 동해안 죽변 바다처럼 마을과 도로가 해안선과 바짝 붙어 나지막하게 물결치는 모습이 여행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창선도는 해안선 전역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사계절 강태공의 발길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군데군데 양식장이 많고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부유물을 좇는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든다. 특히 작은 바위 밑에 서식하는 큰 감성돔 포인트들이 많다. 봄철이 낚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데 주로 감성돔 놀래미 도다리가 많이 잡힌다. 뗏목낚시는 창선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낚시방식 중 하나. 창선교와 남해도 사이를 오가며 조류를 거스르는 고기를 낚아 올리는 강태공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풍경을 떠올려준다.

창선도 등대와 어선
창선도 등대와 어선

적량방파제가 있는데 이곳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바닷가 명소이다. 방파제에서 한 초보 연인 낚시체험자가 일회용 낚시채비로 한 무더기의 볼락을 낚아 올리는 모습을 미소 띠며 지켜보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이런 경우를 물 반 고기반이라 부르지 않던가. 낚은 고기를 석쇠에 구워먹는다. 섬 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말 멋진 추억거리다.

창선도의 대명사가 된 죽방렴. 물살이 빠르면서도 얕은 지족해협에 대나무말뚝을 V자로 박아놓는다. 물고기가 빠른 물살 때문에 방향을 잃다가 이 대나무 길 사이로 빨려 들어가 나오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 어구이다. 아주 원시적인 이 고기잡이 방식이 두고두고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아 명물 여행상품이 됐다.

창선도 지족죽방렴
창선도 지족죽방렴

죽방렴으로는 주로 멸치를 많이 잡아 올리는데, 그물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채기가 없다. 멸치는 은빛으로 눈부시고 그 맛도 여느 멸치와 격이 다르다. 생멸치를 먹어보면 뼈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식감이 좋은 것은 이런 멸치가 지족해협의 빠른 물살에서 적응하기 위해 활동양이 많았기 때문. 육질이 쫀득쫀득하고 고소하다. 이렇게 잡은 멸치로 멸치쌈밥, 멸치회무침 등으로 먹을 수 있다. 인근 식당에 가면 메뉴판에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삼천포로 넘어가는 방향의 지족해협에는 이런 죽방렴이 많이 설치돼 있다. 여행객들은 드라이브 중에도 언제든지 차를 멈추고서 간접체험을 해보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자치단체에서도 나무다리를 만들어 죽방렴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대나무를 엮어 놓은 모습과 어항처럼 생긴 끝자락에서 물고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팔딱이는 모습은 이색적인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죽방렴과 양식장 근처에 유난히 굴 껍질이 많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굴 생산이 많은 섬이다. 바다에서는 피조개, 새조개, 바지락, 홍합, 개불도 많이 나온다. 선창가에서 이런 수산물을 채취해 무더기로 쌓아놓은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어부들의 생동하는 모습과 싱싱한 수산물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다. 창선도 여행 때 꼭 포구를 둘러보아야 하는 이유다.

지족마을 갯벌의 아낙
지족마을 갯벌의 아낙

이 일대 마을에서는 썰물 때 아낙들이 장화 신고 어깨에 바구니를 낀 채로 갯벌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굴과 조개 캐기 위해서이다. 여행객들도 드넓은 갯벌에서 마을 사람들과 말동무가 되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옥천리 산 75번지에는 대방산 봉수대가 있다. 창선도는 조선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다. 봉수대는 남해 해안에서 발생한 모든 상황을 육지로 전달하는 중간봉수 역할을 했는데 최남단에 위치한 금산봉수대와 사천 각산에 있는 봉수대의 교량역할을 한 중요한 지역이었다.

창선도 전경
창선도 전경

적량리는 옛날 적량검사가 국왕의 평안을 빌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물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다. 현재 민속신앙의 대상인 국사사당이 있다.

대벽리에는 천연기념물 제288호로 지정된 왕후박나무가 있다. 500년 정도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높이가 8.6m에 이른다. 후박나무는 제주도와 울릉도 등 따뜻한 남쪽 섬 지방에서 자라는데 주로 방풍용으로도 심는다.

아늑한 포구 풍경이 아름다운 가인리에는 공룡 발자국이 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57호로써 한 지층면에서 선사시대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화석이 더불어 나와 학술적 가치가 높고 주변 경관도 촬영 포인트이다.

창선도는 구릉지마다 고사리, 취나물이 많이 생산된다. 이 때문에 일부러 이 섬으로 등산 오는 사람이 많다. 섬의 멋과 산의 멋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섬 산악인들의 즐겨 찾는 코스이다. 소박한 농어촌 분위기를 체험하면서 신선한 약초와 해산물까지 동시에 체험하고 즐길 수 있으니 섬 여행코스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창선도 포구와 해산물
창선도 포구와 해산물

등산 코스로는 초보자의 경우 지족리-대방산-봉수대로-상신리(3시간 소요)와 지족리-대방산-국사봉-안부-운대암-상신리(4시간 소요) 코스를 주로 오른다. 경험자의 경우 완주코스로 창선대교(원촌)-연태산-대방산-지족리(6시간 소요), 창선대교(원촌)-연태산-율도고개-속금산-국사봉-대방산-운대암-상신리(5~6시간 소요) 등이 있다.

교통편이 좋아서 삼천포로 바로 이동해 어시장 풍경을 느낄 수도 있고 한려해상공원이 펼쳐지는 남해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배편도 이용할 수 있고 승용차로 이동 할 수 있다. 창선도에서 삼천포로 넘어가는 창선·삼천포대교는 남해군 미조리에서 시작한 국도3호선인데 초산, 대벽리, 사천시 대방동으로 연결된 다리 구간이다. 섬과 섬 사이를 연이어 연결한 다리 모습도 볼거리이지만 주변 섬과 바다풍경을 감상하는 일은 결코 빠뜨리면 안 될 여행 코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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