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유교의 제사감격설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유교의 제사감격설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5.03 09:15
  • 수정 2019.05.03 09:29
  • 1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일본의 중국사상연구가인 미우라 구니오는 그의 책 <주자와 기 그리고 몸>이라는 책에서 “귀신론을 도마에 올린 것은 동아시아 사상사에 있어서 도학(주자학)의 공적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주희 이전의 유학자들은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해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에 안주해 있었지만, 북송의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가 진지한 탐구와 논의의 대상이었다. 주희는 이 같은 귀신의 관념을 공론화하여 이와 기(또는 음과 양) 두 개의 요소로 확고하게 정립했다.

주희에 의하면, 귀신은 세계와 인간 사이에 있고, “인간과 자연, 유와 무 등과 같은 양극단의 중간”에 존재한다. 그는 다의적인 의미로 해석되었던 귀신론을 기(氣)라는 하나의 의미에 수렴시켰는데, 미우라 구니오는 주희의 귀신론을 일컬어 “한 마디로 귀신의 음양화”라고 정리했다. 그는 주희의 제자인 황사의가 “주자의 귀신론을 ‘하늘에 있어서의 귀신’, ‘사람에 있어서의 귀신’, ‘제사의 귀신 즉, “자연현상, 혼백, 조상 제사”라는 세 개의 영역으로 분류했다.“고 보았다.

아래는 중용 16장 『귀신장』인데 이 인용문에는 주희의 철학적 사상이 비교적 잘 나타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귀신의 덕은 성하구나.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니 만물을 몸으로 삼아 버릴 수가 없다. 천하의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가다듬고 옷을 단정히 하여 제사를 받들게 하기를 양양(洋洋)히 그 위에 있는 것처럼 그 좌우에 있는 듯하다. 『시경』에 이르기를, ‘신의 이르름을 예측할 수 없으니, 하물며 신을 싫어할 수 있겠는가.’ 저 은미한 것이 드러나니, 성(誠)의 가릴 수 없음이 이와 같구나.”

위의 “만물을 몸으로 삼아 버릴 수가 없다(체물이불가유: 體物而不可遺)”란 말은 곧 귀신이 자연 속에 내재한 육화된 질서 그 자체이므로 심신을 가다듬어 정성을 다해 조상에 대한 제사를 잘 받들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주자어류 권 3, 19조에 따르면 “조상의 기는 언젠가는 소멸하지만 갑자기 소산(消散)해 버리는 것은 아니므로 자손과의 교감이 그 사이에 성립될 수 있다”고 한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FUTURA ENERGIA 심리영성상담소 seelenscan@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