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주자학의 혼백론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주자학의 혼백론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5.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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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현대 문명과 자연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현재의 우리는 아직까지도 영혼을 초월적이며 영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다. 요즘도 “혼은 양이고, 백은 음이다”라는 믿음과 “혼기는 하늘로 돌아가고 체백은 땅으로 돌아간다”는 관념이 현존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독일어 문화권에서도 이런 유사한 관념체계가 있는 듯하다. 장례의식을 치를 때 의례를 집전하는 신부 또는 목사가 “Staub zu Staub! Asche zu Asche!”라고 하며 관 위에 흙을 뿌린다.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티끌은 티끌로 돌아가고, 재는 재로 돌아가가기를...!”이란 뜻이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뜻하는 귀신은 본디 자연신, 특히 조상의 혼령을 뜻하는 말이었다. 송대(960-1279)의 주자학자들은 이 영혼의 개념에서 종교적인 영역을 배제하고, 귀신을 철저하게 자연주의적인 관점에서 철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김우형의 <주자학에서의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라는 논문에는 당시 주자학자들에게 귀신은 “신비한 대상 혹은 피안의 세계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단지 천지자연의 조화작용과 천지만물을 이루는 기(氣)의 특정한 ‘작용‘을 뜻하는 개념”이었다. 그는 주희의 “혼백은 특별한 영적인 실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정기(精氣=氣質)를 가리킬 뿐”이라는 사상에 주목하고 있다.

장재(張載: 1020-1077)는 이 세계가 태허(太虛)라는 근원적인 기로 되어 있고, 기는 접히고 수축하는 속성의 음과 펼치고 발산하는 양의 두 가지 속성과 음양의 굴신작용에 의해 천지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설명하며, “귀신이란 것은 {음양} 두 기의 양능이다. (중략) 신(神)이란 태허의 신묘한 반응을 가리키는 명목이다. 일반적으로 드러난 현상은 모두 신과 화(化)의 찌꺼기 일 뿐이다.“라고 했다.

장재의 시각은 귀신이 음과 양,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지니며, 음과 양 두 기가 지속적으로 상호감응 작용을 하며, 사람이 태어나면 기가 응결하고, 죽으면 기가 흩어지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혼백(魂魄)의 개념이다.

그는 “가볍고 상승하는 것을 혼으로, 무겁고 하강하는 것을 백으로” 구분했고, “귀신이라는 기의 감응에 의해 인간의 지각과 의식도 성립한다”고 보았다.

다음은 장재의 ‘형궤반원(形潰反原)’설을 인용한 내용이다.

기는 사람에 있어서, 태어나면 분리되지 않으며 죽으면 떠돌아 흩어지는 것은 혼이라 하며, 모여서 형질을 이루되 비록 죽어서도 흩어지지 않는 것은 백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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