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진선유’로 거듭난 단국대 김건희

‘제2의 진선유’로 거듭난 단국대 김건희

  • 기자명 이정엽 대학생 기자
  • 입력 2019.04.1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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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건희 본인 제공>
<사진제공=김건희 본인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이정엽 대학생 기자]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한국 쇼트트랙은 황금기를 맞았다. 평창올림픽 이전까지 한국 쇼트트랙은 기량은 최고였으나, 인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많은 팬들이 생겨났고, 선수들은 뛰어난 기량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쇼트트랙 인기의 중심에는 단연 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최민정(성남시청)과 임효준(고양시청) 등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있다. 이외에도 올림픽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최근 뛰어난 실력으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린 선수가 있다. 바로 단국대에 입학한 유망주 김건희(20)다.

7살 때부터 스케이트화를 신고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던 그는 처음에는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부산에서 운동을 하는 탓에 훈련량도 적었고, 어린 선수들과 훈련을 진행하면서 성장이 더뎠다. 시니어 대표 선수들이 대부분 거치는 주니어대표팀도 선발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그에게 국가대표의 꿈은 멀어보였다.

하지만, 김건희는 국가대표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기 위해 어머니와 1달 동안 수도권으로 올라와 생활을 하며 수도권 팀에서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2016-17 시즌 시니어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당시에 대해 김건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대표팀에 될 생각도 없이 2차 선발전까지만 가자는 생각을 갖고 선발전에 참가했다. 뜻밖에도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둬서 엄청 좋아하면서 한숨도 자지 않고 부산에 내려갔다”며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대표팀에 처음 들어갔을 당시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선 훈련량 자체가 평소와는 달랐다. 초등학생, 중학생과 운동을 같이 했던 그에게 대표팀의 훈련량은 너무나 막대했다. “부산에서 1주일동안 하던 훈련량을 대표팀에서는 하루 만에 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여기에 처음 맞서는 외국 선수들을 고등학교 1학년이 상대하기에는 벅찼다. 힘과 기술 모든 부분에서 밀렸다. 주니어선수권에도 출전해본 적이 없었던 그였기에, 외국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어색했고, 쉽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이후 한 시즌을 쉬어가는 해로 삼았던 김건희는 2018-2019 시즌 대표선발전에서 다시 좋은 성적을 냈다.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심석희(한국체대)와 김지유(부산일반)에 이어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당시 선발전에 대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멤버로 출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았으나,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아쉬운 것 없이 실력을 다 보여주고 끝낸 것 같아서 좋았다”고 언급했다.

2년 만에 복귀한 시니어 대표팀. 평창올림픽 다음 시즌인 덕분에 훈련량은 이전 대표팀에 비해 줄어들었다. 덕분에 김건희 역시 모든 훈련을 성공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캐나다 전지훈련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을 얻었다.

이후 김건희는 이번 시즌 3차 월드컵 대회부터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2차 대회는 대학 입학 면접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했지만, 처음 출전한 3차 대회 1500m 경기에서 개인전 첫 금메달을 땄다.

세계대회 첫 금메달에 대해 김건희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금메달이었다. 1위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서 세레머니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답했다.

월드컵 이외에도 세계선수권 무대에서도 김건희의 스케이팅은 돋보였다. 3000m 계주 경기에 출전한 김건희는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며 벌어졌던 거리를 좁혔다. 김건희의 추격에 위협을 느끼며 1위를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이후 넘어졌고,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상황이 잘 맞은 것 같다. 그리고 원래 스케이팅 할 때 힘이 좋은 편이라서 파인 얼음에서 잘하는데, 운이 좋게도 파인 얼음이리서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등 국제무대를 경험하고 온 김건희. 국내 대회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2월에 열렸던 동계체전에서는 출전한 전 종목을 석권했다. 이후 펼쳐졌던 종별선수권대회에서도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대학부 무대를 평정했다.

김건희는 “확실히 대표팀에 있다가 국내 대회에 출전하면 수월하게 탄다. 여기에 대학부 선수 자체가 고등부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월드컵을 비롯해 국내 대회까지 연이어 대회를 치른 탓에 3일부터 7일까지 펼쳐졌던 2019-20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6위에 그치며 대표팀에 선발되긴 했지만, 다시 한 번 개인전 멤버 진출에는 실패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선발전이었다.

김건희는 “원래는 종별선수권을 약점이었던 500m만 뛰고 기권을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진선유 코치님께서 전종목을 타자고 해서 1000m, 1500m도 모두 타게 되었다. 세계선수권이 끝난 직후 화요일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수요일, 목요일 대관 연습을 하고 금요일부터 종별을 나갔다. 다리에 붓기도 빠지지 않은 상황이라 컨디션적인 문제도 있었고,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었는데, 이러한 피로가 대표선발전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2년 연속 대표팀에 선발된 것 외에도 김건희는 또다른 소식을 전했다. 바로 단국대에 둥지를 튼 것이다. 보통의 쇼트트랙 선수들이 향하는 한국체대를 선택하지 않고 단국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건희는 “체대와 단국대를 두고 엄청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단국대에서 저를 더 많이 원하는 것 같았다. 또한 진선유 코치님이 계신 부분도 영향이 있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3관왕을 기록했던 진선유 코치님에게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었다”며 단국대를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약 한 달여간의 꿀맛같은 휴식을 마친 후 김건희는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입소한다. 이번 대표팀에는 자신보다 어린 서휘민(평촌고), 이유빈(서현고)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의 막내 자리를 내주게 됐다.

김건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뽑혔을 당시에는 당연히 내가 막내라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유빈이나 휘민이가 들어올 것으로 보였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또 내가 막내가 됐다. 이제는 20살이니 막내 자리를 내줘도 되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에 덧붙여 “이번 대표팀은 (노)아름 언니를 비롯해 (김)아랑 언니, (노)도희 언니 등이 합류하면서 연령대가 높아졌다. 언니들이 많아지면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져서 좋은 것 같다. 많이 배워서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희의 최종 목표는 역시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김건희는 “실수는 줄이려고 해도 항상 있는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타면서 실수가 너무 많았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 실수를 최소화하는 부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준비를 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건희는 부모님,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부모님과 동생 모두 제 운동 때문에 부산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왔다. 지금 저를 위해 다 맞춰주시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한 분들이다. 앞으로 효도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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