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패럴림픽] 또 하나의 겨울축제 개막, 동행과 화합을 노래하다

[평창패럴림픽] 또 하나의 겨울축제 개막, 동행과 화합을 노래하다

  • 기자명 평창=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3.09 23:24
  • 수정 2018.03.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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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왼쪽)가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 김은정(오른쪽)과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에게 성화를 전달하기 직전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왼쪽)가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 김은정(오른쪽)과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에게 성화를 전달하기 직전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화려한 불꽃과 함께 열흘 열전에 들어간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마지막 성화 점화자는 휠체어 컬링 선수 서순석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신드롬'을 일으켰던 '안경 선배' 김은정이었다. 두 선수가 함께 성화대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과 전세계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장애인들의 지구촌 최대 겨울스포츠 축제인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이 9일 오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1988년 서울 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570명이 참가했다. 한국 역시 선수 36명과 임원 등 83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단은 알파인 스키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등 6개 모든 종목에 출전해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바라본다.

그러나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패럴림픽의 의미다. 개회식에서 보여준 패럴림픽은 동행과 화합이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는 사회, 그리고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패럴림픽의 테마다. 그리고 이를 개회식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카운트다운으로 시작한 문화공연에서는 웅장한 북소리로 세상을 깨웠고 우리나라 궁중에서 손님이 오면 열렸던 빈례라는 환영 의식을 재해석한 전통춤 공연이 벌어졌다. 또 태극기 입장과 게양, 애국가 제창이 이어졌고 국가명의 한글 자음 순서에 따라 그리스를 시작으로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성화대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성화대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록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공동입장은 무산됐지만 북한 선수단은 일본에 이어 34번째로 들어와 갈채를 받았다. 한국 선수단은 '노르딕 스키 간판' 신의현을 기수로 마지막 순서인 49번째로 입장했다.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국민 반다비' 8명이 함께 들어와 재롱을 피우며 관중들의 흥을 유도했다.

선수단 입장이 끝난 뒤에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말하고자 하는 동행과 화합의 무대가 열렸다.

시각장애인 가수 소정이 점자블록을 벗어난 낯선 세상으로 접어들자 롤러블레이드를 탄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나와 귀마개를 씌워주며 새로운 상상의 세계로 안내했다. 이후 사방에서 아이들이 뛰어나왔고 동계패럴림픽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개회식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역시 최고의 무대는 성화점화였다. 가장 먼저 남북한 노르딕스키 선수 최보규와 마유철이 등장했고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인 서보라미가 노르딕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캐스퍼 위르츠 감독이 그 뒤를 이어받았다.

휠체어 철인 3종 경기에 함께 출전한 박지훈-박은총 부자가 세번째 주자가 됐고 시각장애인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양재림과 가이드러너 고운소리는 아름다운 동행을 보여주며 네번째 성화주자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 김은정(왼쪽)과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가운데)이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민수로부터 성화를 전달받은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 김은정(왼쪽)과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가운데)이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민수로부터 성화를 전달받은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는 로프에 의존해 암벽을 등반하듯 성화대가 있는 슬로프를 올랐고 곧바로 마지막 주자인 서순석과 김은정에게 전달했다. 서순석과 김은정은 성화대 앞의 동그란 구슬 모양의 성화 점화대에 불을 붙였고 이윽고 항아리 모양 성화대에 불길이 치솟았다.

조수미와 소향의 주제가 '평창, 이곳에 하나로' 공연에 이어 클론이 나온 것도 의미가 있었다. 클론 멤버 강원래는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장애인이다. 한때 죽음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크게 실망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휠체어를 타고 단짝 구준엽과 함께 공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 강원래와 비장애인 구준엽의 동행과 화합이 평창동계패럴림픽의 테마에 잘 맞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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