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위해 금메달 따고 싶었는데..."

"할아버지 위해 금메달 따고 싶었는데..."

  • 기자명 전호성 기자
  • 입력 2018.02.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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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린지 본이 미소 짓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1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린지 본이 미소 짓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전호성 기자] "할아버지를 위해 꼭 금메달 따고 싶었는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활강에서 금메달을 아쉽게 놓친 '스키 여제' 린지 본이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금메달을 바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본은 21일 정선 알파인 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에서 1분 39초 69로 동메달을 따냈다.

무릎 부상으로 2014년 소치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이 종목 정상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평창에서 금메달을 간절히 원했던 이유는 하나가 더 있다.

본의 할아버지는 6·25 전쟁 참전용사로 잘 알려졌다. 본에게 스키를 가르쳐주기도 했던 할아버지는 작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본은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에도 할아버지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본은 할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오늘 경기는 감정을 주체하기가 정말 여러 가지로 어려운데 특히 할아버지 때문에 더 그렇다"며 "할아버지를 위해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지금 모습도) 자랑스러워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미국의 린지 본이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1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미국의 린지 본이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본의 올림픽 활강 레이싱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크다. 그는 전날 연습 주행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도 "다음 올림픽에는 99.9%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게 마지막 올림픽 활강 경기라고 생각하기가 참 힘들다"며 "감정을 주체하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그냥 그런 생각들은 산에다 다 두고 내려왔다"고 레이스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지막 활강을 마쳤다는 게 슬프고,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몸이 4년을 더 버티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나라를 대표해서 뛰었다는 게 자랑스럽고 메달을 목에 걸어서 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본은 하루 뒤인 22일 알파인 복합에서 금메달 획득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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