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8명 '도핑 징계' 무효...WADA, "CAS 판결에 우려"

"러시아 28명 '도핑 징계' 무효...WADA, "CAS 판결에 우려"

  • 기자명 정유진 기자
  • 입력 2018.02.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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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정유진 기자] 세계 스포츠계 인사들은 도핑 의혹을 받은 러시아 선수 28명의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제재를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풀어준 데 대해 "깨끗한 선수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AFP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CAS의 판결에 '큰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고 2일 보도했다.

WADA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 좌절과 실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고 등 대응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입장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CAS는 전날 IOC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불법 약물을 복용한 혐의로 올림픽 무대에서 영구 추방한 러시아 선수 39명 중 28명의 징계를 '증거 불충분'으로 무효로 했다.

또 나머지 11명의 선수에 대해선 도핑 규정 위반을 인정한다면서도 징계를 영구 출전 금지에서 이번 평창올림픽에 한한 출전 금지로 완화했다.

매튜 리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 마련된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로스센터(MPC)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이 박탈된 러시아 선수 39명에 대한 판결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매튜 리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 마련된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로스센터(MPC)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이 박탈된 러시아 선수 39명에 대한 판결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WADA는 캐나다 법학 교수 리처드 맥라렌이 이끄는 독립위원회를 꾸려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직전에 러시아 선수들의 조직적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로 인해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 논란이 일었고, 결국 육상과 역도 종목에는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가 금지됐다. 패럴림픽에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전면 금지됐다.

WADA 독립위원회는 뒤이어 그해 12월 '러시아가 소변 샘플 바꿔치기로 국제대회 도핑 테스트를 무력화했고 연루된 선수만 30여 개 종목에서 1천 명이 넘는다'는 2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WADA는 "39명의 선수 모두 러시아의 체계적인 도핑에 참여했다"며 "28명에 대한 징계를 무효로 하고, 11명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 CAS의 이번 결정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이그 리디 WADA 위원장은 "11명의 선수에 대한 징계가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직적인 음모가 있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11명이 참여한 음모에 나머지 28명의 선수도 관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모든 다른 깨끗한 선수들에게 혼란과 실망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 <출처=AFP/연합뉴스>
스포츠중재재판소. <출처=AFP/연합뉴스>

영국 올림픽위원회 소속이자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인 애덤 팽길리도 CAS의 판결을 듣고 "소름이 돋고 화가 났다"고 전했다.

팽길리는 "도둑과 사기꾼들이 승리할 수 있게 한 결정"이라며 "스포츠 역사에 절망과 어둠이 드리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올림픽 역사에 최대 사기로 남을 장기적이고 조직적인 도핑 사건이 가벼운 처벌만 받고 넘어가게 된다면 우리는 스포츠계의 주요 집행 기관들과 사법체계를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깨끗한 대다수의 선수가 윗사람들의 비겁하고 원칙없는 결정 때문에 고통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반도핑기구는 러시아 도핑 사건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IOC를 비판하고 나섰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 반도핑기구 회장은 "IOC가 빠르고 단호하게 러시아의 도핑 사건에 대처하지 못해 올림픽 정신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 때문에 올림픽의 의미가 훼손됐다"며 "이 유감스러운 상황에 구역질이 나고, 깨끗한 선수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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