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행 불발' 경성현, "스키 탄 게 세상에서 제일 후회스러워"

'평창행 불발' 경성현, "스키 탄 게 세상에서 제일 후회스러워"

  • 기자명 김건완 기자
  • 입력 2018.01.28 12:30
  • 수정 2018.01.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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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회 동계 체육대회 및 제48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에서 경성현(홍천군청)이 역주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제99회 동계 체육대회 및 제48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에서 경성현(홍천군청)이 역주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김건완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선발에 관한 잡음이 법원으로까지 가게 됐다.

스키 알파인 국가대표 경성현(홍천군청) 측은 28일 "대한스키협회의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국가대표 선발 기술위원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29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스키협회는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나갈 알파인 국가대표 선수를 24일 기술위원회를 통해 선발했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훈련하던 9명 가운데 4명만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고 5명이 탈락하며 논란이 일었다.

스키협회가 훈련하던 9명 가운데 5명이나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파악했다는 지적과 4명을 선발하는 과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경성현은 24일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단복을 입고 참석까지 했다가 그날 오후에 열린 기술위원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 불가' 선수로 분류돼 논란이 더욱 컸다.

이에 대해 경성현 측은 "24일 열린 기술위원회에는 남원기 협회 기술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위원장 대행을 정하는 과정이나 공개적인 거수로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경성현은 국내 선수 가운데 기술 종목인 대회전 랭킹 1위로 올해 동계체육대회에서도 2관왕에 오른 선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배정된 알파인 스키 출전 쿼터(남자 선수 2명) 가운데 1장을 기술, 1장은 속도 팀에 배분한다는 협회 방침에 따라 기술에 정동현, 속도에 김동우가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면서 평창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대한스키협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경성현. <출처=경성현 페이스북 캡처>
대한스키협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경성현. <출처=경성현 페이스북 캡처>

경성현은 2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말도 안 되는 선발기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스피드에 선발된 선수와 내 세계 랭킹 차이는 무려 300위 이상"이라며 "내가 못해서 못 가면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고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물론 그 선수(김동우)가 잘못한 점은 1도 없다. 높은 분 결정에 따라 뽑힌 선수니까 그 선수를 탓하는 게 아니다. 이런 행정이 잘못됐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성현은 스키협회의 이런 결정을 '밥그릇 챙기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협회는) 룰도 제대로 모르고 지금까지 돈을 갖다 쓰고 외국인 코치, 감독도 고용하고 돈도 갖다 썼다. 이걸 감당하려면 어떻게든 스피드 종목에 (우리 대표가) 참가해야 안 잘릴 명분이 생긴다. 너희 밥그릇 때문에 10년 이상 이것만 바라보고 훈련한 나는 도대체 뭐가 되느냐"고 절규했다.

스키협회 측은 사건이 불거지자 올림픽 출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성현 선수를 결단식에 참석하도록 한 건 무신경한 처사였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경성현은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 없는 너희는 진짜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 후배들이 벌써 걱정된다. 잠시나마 올림픽에 나간다는 헛된 꿈에 부풀어 좋아하고 다짐했던 나 자신이 참 불쌍하고 한심스럽다. 10년 동안 국가대표로 스키 탄 게 이 세상에서 제일 후회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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