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7] 푸른 눈의 태극전사, 평창의 또 다른 주인공

[평창 G-7] 푸른 눈의 태극전사, 평창의 또 다른 주인공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2.02 08:29
  • 수정 2018.02.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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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144명의 선수 가운데 다소 낯선 이름이 눈에 띈다. 바로 '푸른 눈의 태극전사'들이다. 이들은 캐나다나 미국, 러시아, 독일 등에서 활약했지만 지금은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대한민국 스포츠에서 귀화선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6년까지 프로배구 선수로 활약했던 후인정도 원래 화교인이었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해 귀화한 경우였다. 또 골키퍼 코치인 신의손을 비롯해 수많은 귀화선수가 대한민국 스포츠에서 활약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공상정이 쇼트트랙에서 뛰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에서처럼 귀화선수가 많은 적은 없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이젠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 성적을 위해 귀화선수를 받아들였다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아직까지 비인기 종목인 동계스포츠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자산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 29일(한국시각)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최종 우크라이나전에서 정규와 연장 뒤,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2-1로 승리한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가하고 있다. <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지난해 4월 29일(한국시각)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최종 우크라이나전에서 정규와 연장 뒤,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2-1로 승리한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가하고 있다. <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 사상 첫 남녀 아이스하키 출전의 주역

귀화선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단연 아이스하키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아이스하키대표팀에는 마이크 테스트위드, 마이클 스위프트(이상 하이원)과 브락 라던스키, 에릭 리건, 알렉스 플란트, 맷 달튼(이상 안양 한라), 브라이언 영(대명) 등 모두 7명의 귀화선수가 있다.

한국 남자아이스하키가 톱 디비전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귀화선수의 힘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 남자아이스하키는 아시아에서도 일본에 제대로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동네북' 신세였지만 백지선 감독이 2014년 7월 부임하고 귀화선수가 대거 합류하면서 경기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6년 4월에는 일본을 34년 만에 꺾은데 이어 지난해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특히 골리 달튼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달튼은 철벽 수문장의 위용을 자랑하며 한국 남자아이스하키가 단숨에 톱 디비전까지 승격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여자아이스하키에도 귀화선수 5명이 있다. 남북 단일팀에 합류하는 23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박은정(캐롤라인 박), 임진경(대넬 임), 박윤정(마리사 브랜트), 랜디 희수 그리핀, 지니비브 노울즈(제니 김 노울즈) 등 5명이 한국계 귀화선수다.

이 가운데 박은정과 임진경, 지니비브 노울즈는 교포선수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또 희수 그리핀은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박윤정은 생후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2016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박윤정의 동생인 한나 브랜트는 미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로 뛴다.

러시아에서 귀화한 바이애슬론의 안나&#160;프롤리나. <제공=문화체육관광부>
러시아에서 귀화한 바이애슬론의 안나&#160;프롤리나. <제공=문화체육관광부>

◆ 러시아 선수 수혈한 바이애슬론 깜짝 성적 낼까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 종목에는 러시아 출신 선수들이 있다. 남자부에 출전하는 랍신 티모페이(조인커뮤니케이션)과 여자부의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이상 전남체육회) 등 3명이다.

예카테리나는 러시아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안나 역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 스프린트에서 4위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선수다. 특히 안나는 지난 2009년 평창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릴레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 평창과 인연이 깊다.

바이애슬론이 3명의 러시아 선수를 받아들인 것은 얇은 선수층 때문이다. 남자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할만한 선수가 없고 여자 선수 역시 에이스 문지희(평창군청) 외에는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가 없다.

하지만 러시아 선수 3명이 들어옴으로써 바이애슬론 전력도 강해졌다. 무엇보다도 러시아 선수 3명의 가세로 단체전에도 출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루지 종목에는 독일 출신의 크리스티나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체육회)가 활약하고 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다른 썰매 종목과 달리 루지 종목의 선수 육성은 다소 더딘 편이었다. 결국 루지 종목의 전력 강화를 위해 프리쉐를 귀화시켰다.

루지 종목에서는 독일이 초강세이기 때문에 역시 독일 출신의 프리쉐는 큰 힘이 된다. 프리쉐가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어서 걱정스럽지만 평창 트랙에서 수많은 훈련을 통해 기적을 바라보고 있다.

이밖에도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종목에는 알렉산더 겜린이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 4대륙선수권 등에서는 국적이 달라도 되지만 올림픽은 반드시 국적이 같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민유라와 호흡을 맞추는 겜린이 귀화를 결정했다.

민유라-겜린 조의 탄생으로 차준환(휘문고), 최다빈(수리고), 김규은-감강찬 페어 조와 함께 팀 이벤트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모든 종목에 출전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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