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3분의 1정도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메디컬 스쿨과 독일 튀빙겐 대학은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과 같은 해 카타르 팬 아랍 육상대회 참가자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대상은 두 대회 참가자 5000여 명 중 40%에 해당하는 2168명의 선수들이다.
두 대학은 오랜 분석 끝에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30일 AP와 로이터 통신 등이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팀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참가자 30~31%, 카타르 팬 아랍 대회 참가자 40~45%가 금지약물 복용을 한 것을 알아냈다.
연구를 주도한 해리슨 포프 하버드 메디컬 스쿨 교수는 “여러 방법으로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물었다. 이 중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준 응답을 카운트 했다. 정말 확실한 의사를 보인 선수만 포함시켰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이 복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와 달리 2011년 대구 육상선수권 당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는 0.5%만이 양성 반응이 나왔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주요 육상 대회에서도 도핑 검사에 걸리는 선수는 1% 미만이다.
그렇다면 대회 현장에서 금지 약물 복용 선수를 가려낼 수는 없는 것일까. 금지약물 성분을 검출하는 ‘안티 도핑 기술’은 ‘도핑 검사를 피하는 기술’보다 늦게 발전한다. 이러한 이유로 현장에서 바로 검출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울림픽위원회(IOC),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등은 과거 대회에서 채취한 소변과 혈액 샘플을 보관했다가 추후 재검사를 한다. 검사 기법도 새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적발될 선수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육상은 약물의 효과를 즉각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만큼 약물의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연구 결과에 대해 과거를 반성하고 금지약물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큰 힘이 된다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