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LG 마운드, 암흑기만큼 어둡다

무너진 LG 마운드, 암흑기만큼 어둡다

  • 기자명 윤세호 기자
  • 입력 2016.05.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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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5월 들어 심각한 마운드 붕괴...10년 암흑기와 흡사
서둘러 반등카드 마련하지 않으면 지난해와 똑같은 결과

[OSEN=윤세호 기자] LG 트윈스가 완전히 무너진 마운드와 함께 4연패에 빠졌다. 5월 들어 선발진과 불펜진이 동시 붕괴되며 대패가 반복되고 있다.

기록만으로도 얼마나 심각한지 확연히 드러난다. 5월에 치른 7경기서 63실점했고, 이 중 4경기에서 상대팀에 선발전원안타를 허용했다. 선발진 퀄리티스타트도 전무하다. 이대로는 승리를 바라보기 힘들다. 2013시즌과 2014시즌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마운드와는 너무나 다르다. 지금의 모습은 암흑기를 떠올리게 한다.

LG는 KBO리그 34년 역사에서 가장 긴 루징 시즌을 경험한 팀이다. 2002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후 2003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10년 동안 5할 승률 이하·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반복됐다. 이 시기 잠실 라이벌 두산이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반면, LG는 옆집이 잔치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곤 했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마운드였다.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10년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다. 특히 2005시즌 4.90, 2006시즌 4.22, 2008시즌 4.85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06시즌에는 창단 첫 꼴찌, 2년 후인 2008시즌에도 꼴찌가 됐다. 2013시즌 3.72로 1위에 등극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전까지 LG 마운드는 불바다를 연상케 했다.

마치 공식처럼 매 시즌 투수진이 빈약했다. 두 자릿수 승을 올리는 토종 선발투수는 한 명 뿐이었고, 외국인 선발투수 영입도 실패를 반복했다. 불펜진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해답 없이 마무리투수만 바뀌었다. 암흑기 10년 동안 봉중근이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토종 투수 중 그 누구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리지 못했다. 10년 동안 15명이 넘는 외국인 투수가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옥스프링 리즈 주키치 3명만 두 자릿수 승에 성공했다. 2007시즌 우규민 30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바로 다음해 전반기를 넘기지 못하고 정재복이 마무리투수가 됐다.

끔찍한 점은 최근 LG 마운드가 당시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팀 평균자책점 5.96으로 9위. 5월 팀 평균자책점은 9.00이다. 우선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다. 야심차게 영입한 듯싶었던 외국인 선발투수도 형편없는 결과만 반복 중이다. 선발진이 무너지니 불펜진도 흔들린다. 필승조를 제외하면 나오는 투수마다 대량 실점한다. 무리한 불펜투수가 없지만, 꾸준히 믿고 내세울 불펜투수 또한 없다. 우천취소 경기가 없었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졌을지도 모른다. 5월 페이스라면, 올 시즌 LG에선 10승 선발투수를 보기 힘들다.

물론 시즌 초반이다. 아직 30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시즌 종료까지 115경기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대로 뾰족한 수 없이 5할에서 멀어져 버리면 반등은 꿈일 뿐이다.

실제로 LG는 2013시즌부터 매년 이 시기에 위기와 마주했었다. 2013시즌 4월 막내 구단이었던 NC에 처음으로 3연전 스윕패를 당했고, 5월 중순에는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다. 그러다가 류제국의 합류로 반등에 성공, 위닝시리즈를 반복하며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2014시즌에는 4월부터 내리막이더니, 감독이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자진사퇴하는 최악의 사건이 터졌다. 5월 중순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며 팀이 정비되기 시작했고, 5할 승률 -16을 극복하는 기적을 이뤘다.

반면 2015시즌에는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7연패로 허우적거리다가 창단 첫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서둘러 반등 카드를 만들지 못하면, 작년과 같은 올해가 될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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