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골퍼 기부천사...스토리 있어 더 반가운 김해림의 우승

달걀골퍼 기부천사...스토리 있어 더 반가운 김해림의 우승

  • 기자명 강필주 기자
  • 입력 2016.05.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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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김해림(27, 롯데)의 우승은 풍성한 스토리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김해림은 지난 8일 전북 군산시 군산컨트리클럽(파72, 6490야드)에서 열린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3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대회 마지막날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를 기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선 개인적으로 생애 첫 우승이었다. 지난 2008년 KLPGA에 입문한 김해림은 2009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정규투어에 뛰어들어 바로 이날 8년만인 130번째 대회에서야 비로소 정상을 경험했다.

평범한 과정을 거친 선수였기에 더 각광을 받았다. 김해림은 2007~2008년 2부 투어를 뛰면서 착실히 기량을 쌓았고 시드전을 거쳐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2011년에는 다시 2부리그를 경험하기도 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노력은 별명에 잘 드러난다. 김해림은 '달걀골퍼'로도 불린다. 약점이던 비거리를 증가시키기 위해 삶은 달걀을 먹으면서 몸무게를 늘렸다. 이 별명을 통해 김해림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거듭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김해림에게는 '기부천사'란 별명도 있다. 이미 2부 투어를 뛰던 2007년부터 매년 상금을 떼내 기부하고 있다. 벌써 1억원 이상 기부자인 '아너 소사이어티' 멤버이기도 하다. 김해림의 팬클럽 회원들 역시 김해림이 버디를 할 때마다 1000원씩 기부하고 있다.

김해림은 이번 대회 전 꿨던 예지몽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승 트로피를 든 자신이 '달걀 골퍼, 어머니 대회에서 우승하다'라는 기사가 나온 꿈을 꾼 것이다. 이번 대회가 닭을 판매하는 기업이 주최했다는 점에서 신통하게도 우승에 성공했다.

김해림은 경기 후 "오랫동안 기다린 우승이라 정말 기쁘다"면서 "전반에는 소위 말하는 '그분'이 오신 것 같았다. 항상 최종라운드에서는 중간 거리 퍼트가 짧아서 실수를 많이 했는데 오늘은 다 지나가는 퍼트를 하고 샷 이글도 나오고 행운이 따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홀 보기를 범한 것에 대해서는 "첫 홀에서 실수하고 '또 시작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버디가 처음 터지고 나서 자신감이 생겼다. 차분하게 멘탈훈련 한대로 호흡 들이쉬고 내쉬고 하면서 차분해진 것 같다. 그래서 샷 이글도 나오고 좋은 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해림은 첫 우승을 하면 우승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말해왔다. 이에 "주변에서 맨날 거짓말하지 말고 빨리 우승하라고 농담을 많이 하시는데 실행할 수 있게 돼서 나자신에게 뿌듯하다"는 김해림은 "어디에 기부를 해야 할 지 잘 찾아서 좋은 곳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해림은 "기부처는 어머니와 함께 찾는다. 보통 어린이나 청소년, 장애인에게 기부하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액수가 크기 때문에 좋은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신중하게 찾아보겠다. 선수 생활 하는 동안 10억 까지는 기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침 이날은 어버이날이기도 했다. 김해림은 우승한 후 아버지 얼굴 보고 눈물이 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너무 오래 기다린 우승이라서 눈물보다는 그냥 정말 기뻤다. 오히려 환호성이 나왔다"고 웃어보였다.

김해림은 "올해 목표가 첫 우승이었는데 달성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상금순위 톱5 안에 들고 싶다. 그러려면 우승을 한번 더 하고 톱텐에도 자주 들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군산=백승철 기자 /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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