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재의 무회전킥] 태양보다 빛나는 석양 '부폰과 체흐'

[이균재의 무회전킥] 태양보다 빛나는 석양 '부폰과 체흐'

  • 기자명 이균재 기자
  • 입력 2016.04.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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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균재 기자] 찬란한 태양의 빛을 기억하는 석양은 아름답다.

세계적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8, 유벤투스)과 페트르 체흐(34, 아스날)의 축구인생이 꼭 그렇다. 최전성기는 지났지만 그에 버금가는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종착역을 향해 뛰는 둘은 말이 필요 없는 수문장이다. 부폰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대표팀과 전통의 명문 유벤투스의 살아 있는 레전드다. 체흐는 체코 대표팀과 첼시의 전설이다.

부폰과 체흐의 나이만 보면 지는 태양이다. 부폰은 한국 나이로 39세, 불혹을 앞두고 있다. 체흐도 어느덧 서른 중반이다. 숫자에 불과하다. 부폰은 아직도 유벤투스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체흐는 첼시에서 밀려나 아스날로 이적했지만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프로 정신, 기량 만큼은 20대 젊은이들 못지 않다.

부폰은 22년간 프로와 이탈리아 대표팀을 오가며 월드컵 우승, 세리에A 6회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회 등의 영광을 맛봤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선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을 수상했다. 프로 통산 736경기, A매치 통산 154경기에 출전했다.

부폰은 늘 푸른 소나무와 같았다. 프로에서 단 두 팀만 거쳤다. 1995년부터 2001년까지 파르마에서 뛴 뒤 유벤투스로 적을 옮겨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다. 유벤투스에서만 무려 567경기를 소화했다. 매년 38경기씩 15년간 뛰어야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체흐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회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각 1회 우승, 2002 U-21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등을 경험했다. 체코 올해의 선수상은 8번이나 수상했다. 유로 2004에서는 눈부신 선방으로 체코를 4강에 올려놓았다.

체흐는 빅토리아 플젠, 스파르타 프라하(이상 체코) 등을 거쳐 지난 2004년 첼시로 둥지를 옮겨 2015년까지 11년간 활약했다. 지난해부터는 아스날에서 뛰며 프로 통산 493경기에 출전했다. 체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118경기에 나섰다.

둘은 적절한 시점에 자신의 은퇴 계획을 밝혔다. 눈에 띄는 공통점은 소속팀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이다. 이날 이때까지 그들을 이 자리에 있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부폰은 "올해 이후 (축구를) 그만두기 전에 두 시즌을 더 뛸 것이다. 40세까지 뛰고 싶지만 그 이후에 뛰는 건 원치 않는다"면서 "다른 팀에서 두 배가 넘는 급여를 제안 받더라도 내 삶을 위해 유벤투스에 남을 것이다. 유벤투스의 일원이 되는 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를 자랑스럽게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체흐는 소속팀 아스날에 집중하기 위해 유로 2016 이후 체코 대표팀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34살이 되면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는 시간이다. 대표팀 경기를 위해 이동을 덜 한다면 아스날에 집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 커리어에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시점은 유로 2016 이후가 될 것"이라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체흐는 "아침에 일어나 훈련에 나갈 준비가 100% 된다면 선수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내 몸 상태에 달려있다. 지금까지는 좋다"라며 아스날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폰과 체흐가 물들이는 석양은 어떤 장관을 연출할까./dolyng@osen.co.kr
[사진] 부폰(위)-체흐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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