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부터 시험대’ LG 젊은 피, 쾌조의 스타트?

‘개막전부터 시험대’ LG 젊은 피, 쾌조의 스타트?

  • 기자명 윤세호 기자
  • 입력 2016.04.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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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정주현 강승호 이천웅 채은성 주축으로 개막전 돌입
지난해 후반기부터 세대교체 박차...성공하면 황금기

[OSEN=윤세호 기자]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다. 그런데 2016시즌 LG 트윈스는 ‘시작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그려온 리빌딩 청사진이 개막전과 함께 시험대에 오른다. 스타트를 잘 끊을 경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31일 개막전 전력구상을 마쳤다. 마무리투수 오디션의 승자로 임정우를 낙점한 것을 비롯해 주전 2루수와 주전 우익수, 그리고 당분간 오지환을 대체할 유격수의 주인공을 정했다. 양 감독은 개막전 구상을 두고 “우리가 추구한 역동적인 야구를 얼마나 펼치느냐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LG의 올 시즌을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개막전 키포인트를 짚어본다.

▲뉴 클로저 임정우, 첫 세이브가 중요하다

양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민한 부분이 마무리투수다. 양 감독은 지난달 29일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마무리투수다. 9회 세이브 상황이 됐을 때 우리 팀의 새 마무리투수를 아무 고민 없이 낼 수 있어야 한다. 개막전부터 세이브 상황이 와도, 새 마무리투수에게 세이브를 맡기고 싶다”며 “정우와 (정)찬헌이 둘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가 먼저 마음의 준비가 확실히 돼야 정우나 찬헌이도 흔들림 없이 마운드에 오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양 감독은 지난달 31일 임정우가 LG의 새로운 클로저가 된 것을 알렸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내일 세이브 상황이 나오면 (임정우를) 투입시킬 것이다”고 마음의 준비를 마쳤음을 전했다.

임정우는 2012시즌을 앞두고 FA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LG 이적 당시 코칭스태프는 임정우를 선발투수로 봤지만, 임정우는 선발 등판보다 불펜 등판시 성적이 월등히 좋았다. 구속도 불펜 등판시에는 140km 후반대를 가뿐하게 찍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브와 포크볼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주자 견제능력도 꾸준히 향상됐다. LG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임정우를 불펜투수로 고정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임정우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작을 장식하느냐다. 임정우가 첫 등판부터 세이브를 올린다면, 꾸준히 좋은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시작부터 휘청거리면, 바로 다음 등판부터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양 감독은 “선수를 기용하는데 있어 정답은 없다고 본다. 그래도 시작부터 잘 하는 게 그림이 가장 좋지 않겠나”고 개막전에서 임정우가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모습을 그렸다.

▲ 정주현, LG 중심으로 올라서나

시범경기 맹활약을 통해 변화의 중심에 섰다. 정주현이 개막전부터 2루와 테이블세터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정주현은 12번의 시범경기서 32타수 12안타(타율 0.375) 출루율 4할5푼9리 5도루 7득점을 기록했다. 코칭스태프가 구상한대로 ‘역동적인 LG’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유지현 주루코치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스피드만 보면 우리 팀에서 주현이가 가장 빠르다. 원래부터 주력이 좋았는데, 군대를 다녀온 후 성숙함까지 더했다. 1군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올해부터 경험을 쌓으며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 본다”고 기대한 바 있다. 서용빈 코치 또한 스프링캠프 기간 “기존 타선에 젊은 선수 두 명만 들어가도 팀이 확 바뀔 것이다. 빠른 야구를 펼치면서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주현이가 들어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 동안 LG는 도루에서 오지환 한 명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스피드를 지난 젊은 선수들은 있었지만, 이들 모두 주전으로 도약하지는 못했다. 정주현이 시범경기 활약을 정규시즌에도 이어갈 경우, 두 코치의 기대처럼 ‘역동적인 야구’가 궤도에 오를 것이다. 정주현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 팀에 그동안 출루하고 상대 수비를 흔드는 유형의 선수가 많지는 않았다.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개막전 유격수 강승호, 넥스트 오지환 선두주자?

양 감독은 개막전 유격수로 강승호를 낙점했다. 그러면서 강승호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다가오고 있다. 강승호는 2013시즌 1라운드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1군 경기 출장은 전무하다. 1년차였던 2013시즌에는 1군으로 올라갈 기회가 없었고, 2013시즌이 끝나자마자 경찰청에 입대했다. 2016시즌 개막전이 개인통산 첫 번째 1군 경기다.

물론 아직 과정에 있다. 오지환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강승호는 백업 역할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데 단순한 백업이 아니다. LG 구단은 올 시즌 후 오지환의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때문에 스프링캠프부터 강승호와 장준원의 경쟁구도를 유도하며 오지환 다음 유격수를 준비했다.

일단은 경쟁에서 강승호가 우위를 점했다. 강승호가 이 기세를 오랫동안 이어가면 2017시즌 개막전에도 주전 유격수로 나설 것이다.

▲ 이천웅·채은성, 새로운 우익수 경쟁구도 그린다

LG가 지난겨울 이진영을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일차적으로 넓은 잠실구장 외야를 커버할 수 있는 외야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2, 3년 안으로 팀 공격을 이끌 새로운 타자가 절실했다. 이진영을 40인 명단에서 제외하기에 앞서 마무리캠프에서 이천웅이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했고, 2015시즌 고전했던 채은성도 재도약의 가능성을 비췄다.

일단 시범경기까지는 LG가 의도한대로 가고 있다. 이천웅이 12경기 37타수 14안타(타율 0.378), 채은성도 13경기 38타수 14안타(타율 0.368)로 맹타를 휘둘렀다. 컨택에선 이천웅이, 파워에선 채은성이 다소 앞선 모습. 무엇보다 둘 다 물음표가 붙었던 수비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당장은 이천웅과 채은성이 플래툰으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둘 중 한 명은 개막전에 선발 출장할 듯하다. 누구든 주전으로 올라선다면, LG는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외야수를 얻게 된다.

한편 양 감독은 시범경기에 꾸준히 등판했던 정찬헌과 윤지웅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정찬헌과 윤지웅을 전력 외로 구분한 것이 아닌, 둘 다 100% 컨디션에서 실전에 투입하겠다는 생각. 양 감독은 지난 시즌 막바지 “병규(7번)가 담 증세로 개막전에 선발출장하지 못하게 됐을 때, 아예 엔트리서 제외했어야 했다. 괜히 나도 병규도 조급해졌다. 결국 병규는 페이스를 잃은 채 시즌을 치렀다”고 2015시즌 개막전 선택을 후회한 바 있다.

이병규가 4번 타순에서 공격의 중심에 자리한 것처럼, 정찬헌과 윤지웅은 불펜 필승조다. 어찌됐든 둘의 공백은 불펜진 전체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확률이 높다. 좀 더 먼 곳을 보기로 결정한 양 감독이지만, 시즌 초반 성적 또한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작은 것 하나에 팀 전체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 양 감독이 세대교체와 부상방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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