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생존' 김재유, 윤길현과의 '운명적 재회'

'엔트리 생존' 김재유, 윤길현과의 '운명적 재회'

  • 기자명 조형래 기자
  • 입력 2016.04.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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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2년차 외야수 김재유(24)에게 지난해 첫 시즌은 극적이었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재유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3할 후반대의 고타율을 기록하면서 5월 곧장 정식 선수 계약을 맺고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1군에서의 세 번째 경기였던 지난해 5월 7일 사직 SK전,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2,3루의 긴박한 순간에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김재유는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첫 시작이 악몽이었다. 본인에겐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었고 이후 플레이들은 위축됐다. 빠른 발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했지만 수비와 주루, 타격에서 모두 자신감이 실종되면서 다시 퓨처스리그로 돌아가야만 했다.

김재유는 “야구하면서 그 당시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면서 “그 이후로 실수하는 것이 두렵고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고 작은 것들에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스프링캠프 동안 어깨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개막전 엔트리 진입에 성공했다.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살아남은 만큼 과거의 트라우마들을 잊었다. “아직 개막전 엔트리 진입한 것이 얼떨떨하다”는 김재유는 “시범경기에서도 실수를 안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받아들이자는 마음을 가졌고 마음도 편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김재유의 트라우마 극복에 가장 도움을 준 선수는 SK에서 FA로 이적한 투수 윤길현이었다. 윤길현은 ‘그때 그 사건’ 당시 김재유를 삼진으로 잡아낸 투수였다. 첫 인연은 악연이었던 셈. 김재유는 캠프에서 윤길현에 먼저 다가가 “‘선배님 저 그때 삼진 당한 이후로 정말 힘들었습니다’고 말씀 드리니 선배님도 기억을 하시고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당시엔 악연이었지만 이젠 한솥밥을 먹게 된 동료이자 선배가 됐다. 그리고 김재유의 든든한 멘토가 됐다. 김재유는 “윤길현 선배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너무 위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갈 생각을 해라. 그리고 나도 한 번 무너지고 다시 올라서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조언 해주셨다”면서 “그 말이 정말 와닿았고 힘이 됐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길현의 조언 덕분에 김재유는 1군 무대에서 생존했다. 그는 “아직까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무조건 배우는 입장인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재유의 역할은 대주자에 한정될 전망. 조원우 롯데 감독은 “김재유는 발도 빠르고 센스도 있다. 더 지켜봐야하지만 대주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재유 역시 본인에게 주어질 역할을 알고 있었다.

김재유는 “내가 가진 것은 빠른 발이다. 대주자로 많이 나갈 것 같은데 제가 가진 것을 일단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제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뛸 당시 ‘2군 아두치’라는 별명도 얻을 정도로 롯데 외야에서 흔치 않은 젊은 자원으로 떠올랐다. 데뷔 첫 시즌의 시련을 딛고 김재유는 다시 도약했고 경쟁에서도 생존했다. 이젠 김재유가 1군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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