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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토마의 바람, “후배들아 뚜렷한 목표를 가져라”
  • 윤세호 기자 drjose7@osen.co.kr
  • 승인 2016.03.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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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시즌. 그만큼 이병규(9번, 42)에겐 매 순간이 소중하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치른 2군 스프링캠프부터 개막전 엔트리 경쟁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모든 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이병규에게 프로 입단 스무 번째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들었다.

이병규는 지난겨울 수영을 통해 다가오는 시즌에 대비했다. 수영을 하니 자연스레 감량이 됐고, 다리에 부담도 이전보다 덜 느껴졌다고 한다. 이병규는 “예전에 독일에서 무릎 수술 후 재활과정 중 수영이 있었다. 그 때 수영을 했던 게 기억나서 지난겨울에 수영을 해보기로 했다”며 “확실히 수영은 다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이라 내게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수영장에 가야 하니까 나름 관리도 더 했다. 몸무게도 빠졌다. 수영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허벅지나 종아리 상태가 좋아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이어 이병규는 “감독님께서 빠른 야구를 선호하고 계시니까 나 역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루를 하지는 못해도 경기 후반 기용됐을 때 주루플레이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수비랑 주루플레이 모두 전혀 문제없다.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다리 상태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병규는 지난 달 대만에서 2군 선수들과 보낸 추억들을 이야기했다. 이병규는 “일단 내 자신에게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는 시간들을 보냈고, 몸 상태도 잘 올릴 수 있었다. 중간에 오키나와에 갈 수 있었지만 가지 않은 것도 대만에 있는 게 내 자신에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어린 선수들과 캠프에 임한 것도 소중한 일이다. 함께 캠프에 갔던 (정)현욱이와 (김)광삼이, 그리고 (신)승현이에게 ‘우리가 먼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고, 후배들도 잘 따라왔다”고 대만에서 보낸 한 달을 돌아봤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2군 후배 선수들이 좀 더 다부진 마음으로 야구에 임하기를 바랐다. 이병규는 “지난해부터 이천에서 오랫동안 2군 선수들을 보고 있다. 솔직히 안타까운 점이 좀 있다.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뚜렷한 목표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이 많다. 자신이 지금 왜 이 훈련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더 좋아지기 위해 여기에 있는지를 모르고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한다”며 “타 팀 이적 후 잘되는 선수들이 있는데 이 또한 자기 손해다. 잘 되려면 보다 어린 나이에 LG에서 잘 되는 가장 좋다. 여기서 열심히 안 하다가 방출되면 LG 상대로 잘 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뭐가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들 확실한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다. 주전 출장 같은 커다란 목표가 아니어도 된다. 올해는 1군 50경기 출장, 혹은 70경기 출장 정도만 세워도 자기 자신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 실제로 50경기, 70경기 나가면 기존 주전선수들도 긴장한다. 그러면서 팀은 더 강해지는 것이다”며 “현재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총 47명의 선수가 1·2군을 오가고 있다. 이중 20명은 개막전엔트리서 제외된다. 하지만 2군으로 내려간 20명도 시즌 중에는 언제든 다시 1군에 오를 수 있다. 작년에 이천에서 2군으로 내려오면 쉽게 좌절하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 다시 1군에 올라가기 위해 독기를 품기 보다는 자신이 2군으로 내려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야구를 놓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면 결국 자기 손해다. 후배들이 목표를 갖고 좀 더 충실하게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병규에게 그동안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 묻자 “프로 입단 후 내 첫 목표는 주전이었다. 당시 LG는 김재현 심재학 외야 두 자리가 확정된 상태였다. 노찬엽 감독님과 경쟁이었는데 스프링캠프부터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잘 봐주셔서 개막전부터 나갔다. 주전이 된 이후에는 신인왕. 신인왕이 된 이후에는 최다안타를 목표로 잡았다. 내 타격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타율보다는 안타수를 늘리는 게 낫다고 봤다. 최다안타를 친 이후에는 타율에도 도전했다. 2005년과 2013년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진이 빠져 하루 종일 쓰러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병규는 19997년 입단 후 신인왕에 올랐고, 입단 3년차였던 1999시즌 192안타로 최다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2001시즌까지 3년 연속 리그에서 가장 안타를 많이 친 타자가 됐다. 그리고 2005시즌에 타율 3할3푼7리로 타격왕, 2013시즌에는 타율 3할4푼8리로 KBO리그 통산 최고령 타격왕으로 올라섰다. 이병규는 “프로에 입단하면서 은퇴하기까지 2500안타를 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일본에서 뛰게 되면서 한국에서 2500안타는 쉽지 않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속으로 2500안타란 목표를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규는 한일 프로야구 통산 2295안타(KBO리그: 2042안타·NPB: 253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병규에겐 2500안타보다 간절한 ‘팀 우승’이란 목표가 있다. 이병규는 “주니치에서 우승하고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당시에도 LG 생각이 많이 났었다. ‘LG에서 우승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며 “우승하면 말 타는 건 예전부터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옛날에 동료들에게 우승하면 내가 말 타고 잠실구장 돌겠다고 했었다. 이번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우승하면 꼭 적토마가 아니어도 된다. 무슨 말이든 탔으면 좋겠다”고 2016시즌의 마지막을 뜻 깊게 장식하기를 바랐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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