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리, 149km 강속구 반전 "원래 내 실력"

레일리, 149km 강속구 반전 "원래 내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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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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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울산, 이대호 기자] 외국인선수 스카우팅 리포트가 틀렸다. 그런데 이건 기분좋은 발견이다. 리포트에 기록되지 않은 약점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구속을 되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좌완 외국인투수 브룩스 레일리 이야기다.

롯데 내부에서도 1선발은 조쉬 린드블럼, 2선발로 레일리를 점찍었던 것이 사실이다. 린드블럼은 150km의 강력한 구위에 3년 전까지 메이저리그 필승조로 뛰었던 경험을 높게 평가받았다. 반면 레일리는 원래 생각했던 좌완투수도 아닌데다가, 고민 끝에 선택한 수였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오히려 레일리가 더욱 안정감이 있었다.

레일리는 시범경기 2경기에 선발로 나서 8이닝을 소화, 1승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 중이다. 안타 9개를 맞았지만 볼넷은 2개 뿐이었고, 위기관리 능력도 함께 선보였다. 17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은 선발투수 레일리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경기였다.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주자를 많이 쌓았지만, 땅볼유도에 능한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투수에게 필수 덕목이다.

경기 후 이종운 감독도 "오늘은 수비가 매끄럽지 못했는데 오히려 위기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병살도 만들고 위기관리 능력도 있다. 오늘 역시 좋은 공을 계속 던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의문점이 있다면 레일리의 구속이다. 롯데가 레일리를 영입할 당시 최고구속을 140km 초반대로 발표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대신 제구와 투구폼이 특이한 선수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하지만 2번의 시범경기에서 레일리는 150km에 육박하는 구속을 보여주며 좌완 강속구투수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11일 사직 LG 트윈스전 레일리의 최고구속은 148km. 3이닝만 던진 점을 감안하면 다소 오버페이스를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17일 경기에서도 레일리는 최고 149km까지 찍었으며, 속구 최저구속도 144km였다. 5회까지 146km 속구를 꾸준히 유지했다.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 감독은 레일리의 구속을 놓고 "젊은 선수다보니 얼마든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 있을 때보다 한국 트레이닝 파트에서 더욱 (레일리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 몸 관리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 롯데에 와서 구속을 회복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레일리는 "이게 원래 내 구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에서 갖고 있는 스카우팅 리포트는 작년 팔꿈치수술 직후 측정된 자료가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레일리의 말 그대로라면 그는 리그 최고의 좌완 강속구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기록 사이트인 fangraphs.com이 제공하는 레일리의 메이저리그 구속 자료도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2012년과 2013년 레일리의 속구 평균구속은 88.6마일인데, 시속으로 환산하면 143km다. 원래 레일리는 구속이 나쁘지 않은 투수였고, 이 감독의 말대로 한국에 와서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구속이 더 올라간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좌완 강속구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말은 이제 유명하다. 어쩌면 롯데는 기대치않은 좌완 강속구투수를 얻은 것일지도 모른다.

cleanupp@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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