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조영우, 오키나와 아픔 털어낸다

문승원-조영우, 오키나와 아픔 털어낸다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6.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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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타이중(대만), 김태우 기자] 비행기 안에서 생각이 많았을 법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문승원(27)과 조영우(21)가 오키나와 리그에서의 부진을 떨쳐내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단단한 각오를 품은 첫 걸음은 비장했다.

문승원과 조영우는 3일 대만 타이중 체육대학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 프로리그 라미고 몽키즈와의 경기에 각각 선발과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성적은 모두 좋았다. 문승원은 3이닝 동안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147㎞가 나온 빠른 공으로 라미고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바턴을 이어받은 조영우도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대만 첫 등판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단순히 결과보다는 과정을 살펴야 의미가 있는 등판이었다. 두 선수는 2일 1군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서 2군 훈련지인 대만 타이중으로 넘어왔다. 1군은 연습경기 일정이 모두 끝난 반면, 2군 실전 일정은 아직 반환점도 못 미쳤다. 따뜻한 곳에서 좀 더 공을 던지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어쨌든 시범경기 엔트리에서는 1차 탈락했다. 당사자들로서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는 이동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담담하게, 또 냉정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원망은 없다. “모두 내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한창 좋은 공을 던져 5선발 후보로 올라섰던 문승원은 오키나와에서 밸런스가 급격히 무너졌다. 하지만 문승원은 “빨리 감을 잡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이야기한다. 조영우도 “내가 부족했다. 좋을 때 좋고, 나쁠 때는 너무 나빴다. 기복이 심했다”라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그래서 대만은 오히려 기회다. 시범경기 일정부터는 선발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점차 늘어난다. 자연히 나머지 투수들의 출전 기회는 줄어든다. 대만은 그렇지 않다. 두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이다. 현재 대만 날씨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상대적으로 쌀쌀한 한국보다는 컨디션을 유지하기 더 좋은 조건이다. 두 선수도 미련을 털어내고 재빨리 발상을 전환했다.

문승원은 “오키나와 막판부터 밸런스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여기서 빨리 구위를 끌어올려 다시 1군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칼을 갈았다. 조영우도 “전체적으로 다 보완이 필요하다. 변화구를 보완하고 카운트를 잡을 수 있게끔 다듬어야 한다”고 과제를 짚었다. 대만에 오기는 했지만, ‘1군 엔트리 진입’이라는 두 선수의 목표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동기부여가 생겼다.

기대치는 여전한 선수들이다. 문승원은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 지난 2년간 상무에서도 꾸준히 선발로 뛰었다. 언제든지 선발로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정우람(한화)의 FA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조영우는 지금은 물론 미래도 기대되는 자원이다. SK는 여전히 마운드가 불안하다. 두 선수가 즉시전력감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도 배려를 했다. 3일 경기에 두 선수를 동시에 투입했다. 김경기 퓨처스팀 감독은 “지금은 생각이 많을 것이다. 오히려 경기에 나가는 것이 좋다”며 실전에 투입한 배경을 밝혔다. 3일 연습경기도 실질적으로는 두 선수를 위한 경기였다. 김경기 감독은 “문승원은 구속이 나오고 있다. 공에 좀 더 힘을 생기면 좋을 것이다. 조영우도 몸쪽 승부를 할 줄 안다”며 캠프 중용을 시사했다. 두 선수의 캠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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