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의 행복론, "1년 전 이맘때 생각하면…"

정현석의 행복론, "1년 전 이맘때 생각하면…"

  • 기자명 이상학 기자
  • 입력 2016.03.03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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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1년 전 병마 딛고 화려한 재기
"누군가에게 희망 줄 수 있어 행복해"

[OSEN=오키나와, 이상학 기자] "우리 현석이는 잘할 거야".

1년 전 이맘때 한화 선수들은 모자에 '뭉치'라는 글자를 새겨 넣었다. 위암으로 투병하고 있던 외야수 정현석(32)의 별명으로 그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지난해 당시 주장이었던 김태균은 "현석이를 생각하면 지금 힘든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며 "현석이는 강하다.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1년이 흐른 지금, 김태균의 말대로 정현석은 건강한 모습으로 한화 지옥 훈련 캠프를 완주했다. 김태균은 올해도 "우리 현석이는 잘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 1년 전 세운 목표
정현석은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해보니 아내와 같이 제주도에 있었다. 올레길과 오름을 다니며 몸을 추슬렀다. 1년 후,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캠프에서 팀의 일원으로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1년 전 목표를 지금 생각하면 성공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해 8월 1군 무대에 돌아와 인간승리 기적을 쓰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정현석은 "사람들에게 가끔 나를 통해 '희망을 갖게 됐다', '용기를 갖는다'는 말을 듣는다. 그때마다 가슴이 찡하고, 울컥할 때가 있다. 나라는 사람이 어느 누군가에게 그러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 그 분들의 마음을 절대 잊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병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정현석의 재기는 큰 울림을 줬다.

수술 전후로 정현석의 훈련량은 큰 차이가 없다. 식사를 하고 소화하는 시간이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길게 주어질 뿐 훈련은 똑같이 한다. 그는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훈련량에는 변함이 없다. 기본 체력이 좋은 편이라 훈련을 따라가는데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이렇다 할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 없이 캠프 마지막까지 잘 마쳤다.

▲ 새롭게 세운 목표
정현석은 "1년 전 목표는 달성했다. 이제는 지금 시점에 맞춰 새로운 목표를 세워 나갈 것이다"며 "주전 경쟁도 중요하지만 그런 생각만 갖고 연습하진 않는다. 감독·코치님께 지도 받는 것을 얼마나 연습하고 습득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야 주전이든 뭐든 할 수 있다. 타격에선 스윙을 최대한 짧게 나오는 것을 연습하고 있고, 수비pd서도 정확한 동작을 위해 반복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군 합류 후 정현석의 성적은 준수했다. 43경기 타율 3할1푼 1홈런 12타점. 그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라고 본다. 여태까지 훈련한 게 쌓이고 쌓이면서 만들어진 결과"라며 "올해도 3할 타율을 하고 싶지만 지금 연습하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먼저다. 목표에도 우선순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이 높아지며 외야 경쟁이 더욱 박 터진다. 이적생 장민석도 캠프에서의 활약이 좋았다. 정현석 역시 경쟁의 레이스에 있다. 그는 "어느 한 가지만 잘하고 싶지 않다. 공수 모든 면에서 필요할 때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며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와 선의의 경쟁이 되고 있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경쟁은 좋은 것이다"고 반겼다. 병마를 이겨낸 정현석에게는 지금 이 순간 야구로 경쟁하고 있는 게 행복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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