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타자들도 놀란 심수창 변칙투구의 진화

넥센 타자들도 놀란 심수창 변칙투구의 진화

  • 기자명 이상학 기자
  • 입력 2016.03.0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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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창, 첫 실전 등판 '변칙 투구' 위력
카운트 관계없이 오버스로·사이드 혼용

[OSEN=오키나와, 이상학 기자] "공 너무 좋은 것 아냐".

한화의 FA 이적생 투수 심수창(35)의 공을 상대한 친정팀 넥센 타자들은 꽤 놀란 기색이었다. "갑자기 사이드로 던지니까 타이밍을 못 맞추겠다", "공이 너무 좋은 것 아니냐", "그만 좀 꼬아서 던져라" 등의 반응을 심수창에게 쏟아냈다. 심수창도 전 동료들의 살가운 말 한마디에 웃음을 지어보였다.

심수창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 연습경기에 5회 구원등판했다. 결과는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기록만 보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캠프 첫 실전 등판으로 내용이 괜찮았다. 20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구속 141km. 변화구는 포크볼을 주로 구사했다.

심수창은 "(오키나와 캠프 초반) 독감 때문에 컨디션이 완전히 떨어진 상태였다. 첫 등판이라 긴장도 되고, 부담도 있었다. 제구가 잘되지 않았던 게 아쉽다. 이제 남은 캠프 동안에 차츰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제구를 잡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비록 제구가 완전하게 되지 않았지만 변칙 투구가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이었다. 지난해 롯데 시절부터 심수창은 기존의 오버스로뿌만 아니라 사이드암으로 팔을 내려 던지는 변칙 투구로 재미를 봤다. 한화로 이적한 후에도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투구 밸런스에 문제가 없다는 건 이미 검증이 됐다.

그런데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한 가지 있다. 지난해에는 투스트라이크 이후 사이드암으로 기습 승부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볼카운트를 가리지 않고 팔각도 변화를 계속 줬다. 심수창은 "볼카운트에 관계없이 섞어 던져 보려 한다. 빠른 카운트에서 과감하게 승부하기 위해 연습하는 단계에 있다. 상대 타자들이 보다 헷갈릴 수 있게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속은 140km 안팎으로 빠르지 않지만 볼끝 움직임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심수창은 "볼끝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특히 사이드암으로 던질 때 볼끝이 살아 들어갈 수 있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5회 첫 타자 윤석민을 삼진 잡을 때 바깥쪽 낮은 코스로 꿈틀 거리며 들어간 속구 움직임이 좋았다.

심수창은 김성근 감독이 인정한 열정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1차 고치 캠프 중 불펜 투구를 마친 심수창으로부터 "감독님, 저는 왜 안 보셨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김 감독은 "사실 자세히 안 봤는데 괜찮다고 해줬다"며 심수창의 열정이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심수창은 "감독님께 질문하는 거싱 부담되거나 어렵지 않다. 감독님께서는 투구시 팔이 벌어지는 부분 외에는 다른 주문이 없다. 남들보다 연습을 많이 못한 만큼 남은 캠프 기간 훈련을 더해야 할 것 같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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