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K 프리뷰12] 우상 만난 이현석, 땀의 가치 믿는다

[2016 SK 프리뷰12] 우상 만난 이현석, 땀의 가치 믿는다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6.02.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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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최고 포수 출신, 혹독한 훈련 소화

누구보다 많았던 훈련량, 땀의 가치 믿는다

[OSEN=김태우 기자] “2군에 들어오는 포수들을 보면서 기본기가 잘 안 되어 있다는 생각을 많이 받았어요. 아마추어에 투수·타격 코치는 있지만 배터리코치까지 있는 팀은 거의 없으니까요. 육성총괄을 하면서 아마추어 포수진에 대한 한계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경완 현 SK 배터리 코치는 지난해 팀 육성총괄 자리에서 1년을 보냈다. 현장에서 잠시 벗어난 것은 섭섭했지만 프런트 업무를 보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였다. 현장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도 프런트로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SK가 2015년 신인지명회의에서 동국대 출신 포수 이현석을 1라운드에 지명한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당대 최고의 포수였던 박 코치의 눈높이는 아주 높다. 그러나 박 코치는 당시 “2군 감독 때는 몰랐지만, 육성총괄을 하면서 이현석을 1라운드에 뽑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한다. 황폐해진 아마추어 포수 시장에서 이만한 실력과 잠재력을 가진 선수도 없었다는 의미다. 기대감이 커서 그럴까. 박 코치는 지난해 11월 열린 가고시마 특별캠프에서 이현석을 강한 훈련으로 조련했다. 모든 이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혹독한 훈련이었다.

가고시마 이야기를 하면 난감한 웃음부터 짓는 이현석이다. 그만큼 훈련 강도가 엄청났다.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훈련을 해본 것은 처음”이라는 게 이현석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현석은 김민식과 함께 그 훈련을 묵묵하게 참고 버텨냈다. 힘들 때는 솔직하게 비명도 지르며 이를 악물었다. 칭찬에 인색한 박 코치지만 “훈련을 따라오는 선수들이 대견하다”라고 미소 지을 정도였다.

이현석 자신에게도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훈련은 큰 의미가 있다. 이현석은 박경완 코치를 보면서 자랐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우상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몸은 힘들지만 ‘우상’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웠다. “이 훈련을 잘 버티면, 나도 언젠가는 좋은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강한 믿음이 함께했다. 훈련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팔할이 그 마음가짐 덕분이었다.

그런 이현석은 이제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경기에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플로리다 캠프에서는 가고시마만큼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라고 빙그레 웃은 이현석은 “기본적인 훈련은 물론 코치님과 미팅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타자들 성향도 파악하고, 상대성에 대한 개념도 공부를 많이 했다”라고 성과를 뽑았다. 그리고 오키나와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점점 나아지는 자신의 입지를 확인 중이다.

이현석의 올 시즌 바람은 거창하지 않다. 으레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선수들은 1군 풀타임 등을 외치기 마련이지만 이현석은 고개를 젓는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소박한 바람은 있다. 고민하던 이현석은 “연습했던 것만큼만 경기 때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이현석은 “물론 경기에서 잘해야 하고, 잘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라면서 “그래도 연습량은 믿고 있다. 그 연습량을 믿고 자신감을 갖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오키나와 캠프 각오를 드러냈다. 땀이라는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한 이현석이 올해 그 믿음을 확인한다면,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큰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모른다.

2016년 프리뷰

정상호(LG)가 FA 자격을 얻어 떠난 상황에서 비중이 커졌다. 공격에서 검증을 마친 이재원이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144경기 모두 출전할 수 있다는 장담은 없다. 김민식과 백업 포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김민식은 물론 이재원보다도 떨어질 것이 없다는 게 박 코치의 현재 평가다. 수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자리인 만큼 지금은 이 부분에 전념하고 있지만 장타력도 쏠쏠한 선수다. 1군 데뷔전에서 차우찬을 상대로 홈런을 친 기억이 이를 증명한다. 꾸준히 경기에 나선다면 방망이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만한 재목이다. 대졸이라 군 입대까지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SK도 당초 올해 군에 보낼 생각을 가지고 있다 1년을 미뤘다.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준다면 향후 SK 포수진에서 그 가치를 보존한 채 입대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전례를 봤을 때 그 발판의 유무는 경력에서 꽤 중요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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