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멈춰버린 '어게인 2012', 달리고 있는 '어게인 2013'

[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멈춰버린 '어게인 2012', 달리고 있는 '어게인 2013'

  • 기자명 고용준 기자
  • 입력 2015.09.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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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용준 기자] "걱정하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당연히 팀 분위기는 좋지 않더라고요. 특별한 이야기는 서로 주고 받지 않았지만 걱정되네요".(빠른별 정민성). "어떤 식이든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믿고 지켜봐야죠"(클템 이현우).

이번 시즌 목표였던 어게인 2012가 헛심만 쓰다가 물거품이 된 CJ는 새얼굴로 가세했던 '헬퍼' 권영재 '트릭' 김강윤 '맥스' 정종빈 등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낸 뒤 지난 18일 정오 대대적인 선수 모집 공고를 띄우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12 롤드컵 이후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팀이라면 당연히 변화를 추구해야 하겠지만 오랜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많은 팀이기에 팬들의 안타까움과 염려는 커져가고만 있다.

롤챔스 스프링시즌 개막 초반만 해도 CJ는 장미빛 청사진이 그려졌던 팀. 프리시즌의 부진을 우승후보 SK텔레콤을 제압하면서 일거에 잠재웠고, 급기야 '어게인 2012'도 꿈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웅' 장건웅, '클템' 이현우 등 올드 멤버들의 은퇴 이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오더'가 '앰비션' 강찬용의 합류로 해결됐고, 오더가 해결되면서 유기적인 움직임과 함께 중후반 이후 더욱 강해지는 CJ의 팀 컬러가 그대로 재현됐다.

시즌 중반 연패로 돌아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스프링시즌과 서머시즌 SK텔레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CJ의 롤드컵 진출 좌절을 골수팬들은 큰 충격으로 LOL팬들은 아쉬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CJ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올 시즌 내내 질주를 멈추지 않았던 SK텔레콤은 '어게인 2013'에 점점 더 다가가고 있다. 지난 2014시즌 삼성 화이트와 삼성 블루, 마지막에는 나진 실드에 일격을 맞으면서 롤드컵 탈락의 쓴 잔을 마셨던 SK텔레콤은 이번 시즌 식스맨제도를 유일하게 성공시키면서 롤드컵 진출 티켓을 다시 거머쥐었다.

SK텔레콤K와 상대적 약체로 평가되던 SK텔레콤 S를 기막히게 리빌딩한 것 뿐만 아니라 시즌 중반에는 '톰' 임재현을 긴급 투입해 '벵기' 배성웅의 실력을 다시 끌어올린 용병술까지 흠잡을데가 없다. 경쟁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응집력을 제대로 살린 결과이기 때문.

SK텔레콤이 다시 최정상의 팀으로 돌아온 것의 공로는 최병훈 감독과 김정균 코치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스타크래프트1 팀 코치로 출발해 스페셜포스 코치를 거쳤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 강한 임펙트를 남기지 못했던 최병훈 감독이나 무명 스타2 선수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던 LOL 선수 출신인 김정균 코치가 이런식으로 멋진 물건을 만들거라고는 전문가들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던 사실.

이 두사람의 비결은 바로 선수들에게 맞는 훈련방법을 찾아줬다는 것이다. '페이커' 이상혁처럼 특출난 선수도 포진해 있지만 미완의 기대주였던 '뱅' 배준식이나 '울프' 이재완을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끌려올린 건 최병훈 감독과 김정균 코치의 맞춤 지도가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신과 시간의 방'으로 불리는 SK텔레콤 코칭스태프실에 자리가 배치된 배준식은 다른 동료들이 구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방에서 나올 생각 조차 하지않고 있다.

비단 CJ 뿐만 아니라 각 팀마다 저마다 개성과 색깔이 있지만 SK텔레콤의 장점은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의 색깔이 맞지 않는다면 팀 특성에 맞는 운영을 찾아야 한다. 그것도 힘들다면 최소한 선수들의 자신감은 끌려올려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5대 5 팀 경기라는 LOL은 멘탈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소위 '멘탈이 부서저버리면' 절대로 경기를 이기기 힘들다.

성적이 부진하다고 연습시간을 늘리는 것은 결코 능사가 될 수 없다. 개선해야 할 점과 부족했던 점을 똑바로 인지해야만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 선수들은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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