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 신기록’ 강정호, 집중 견제의 증거

‘PIT 신기록’ 강정호, 집중 견제의 증거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5.09.2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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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접었지만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강정호를 잔뜩 경계한 것이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바로 몸에 맞는 공의 수치다. 피츠버그 신인 역사에서는 최다였다.

18일 경기에서 상대 주자의 거친 태클에 무릎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접은 강정호는 올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0.461,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야수 중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의 맹활약이었다. 또한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수치가 있다. 바로 17개의 몸에 맞는 공이다.

피츠버그 팀 역사상 신인 자격을 가진 선수 중 가장 많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선수는 2006년 호세 바티스타로 16개였다. 1996년 제이슨 켄달이 15개, 2005년 라이너 더밋이 13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풀타임을 뛰지도 않은 강정호가 무려 17번이나 공에 맞으며 걸어 나간 것이다. 강정호의 몸에 맞는 공은 앤서니 리조(시카고 컵스, 29개), 브랜든 가이어(탬파베이, 19개)에 이어 MLB 전체 3위 기록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몸에 맞는 공은 몸쪽 승부를 하다 발생한다. 몸쪽으로 붙여야 하는 승부에서 제대로 제구가 되지 않거나 실투가 되는 것이다. MLB 투수들이 강정호의 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려 했다는 것이 어렴풋이 드러난다. 이런 경향은 강정호가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5월 이후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바깥쪽 빠른 공에 대단한 강점을 보였던 강정호의 방망이를 피해가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실제 강정호가 강했던 코스는 기록적으로도 바깥쪽이었다. 바깥쪽에서도 높은 코스보다는 낮은 코스쪽에 더 강해 배트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타자였다. 존을 조금 벗어나는 공도 밀어서 잘 공략해냈다. 반면 몸쪽 높은 공이나 낮은 공, 즉 몸쪽으로 제구가 잘 된 공은 어느 타자와 마찬가지로 확률이 떨어졌다. 투수들은 강정호를 잡아내기 위해 이 코스로 공을 던져야 했고, 그러다보니 몸에 맞는 공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강정호의 몸에 맞는 공은 개인적으로도 단일 시즌 최다다.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 총 50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는데 두 자릿수 사구는 지난해(13개)가 유일했다. 비록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MLB 투수들에게 강정호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첫 시즌으로 평가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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