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탈환’ SK, 지키는 힘도 증명할까

‘5위 탈환’ SK, 지키는 힘도 증명할까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5.09.2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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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확실히 팀에 힘이 붙었다. 기록으로도, 선수들의 얼굴에서도 그 힘은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43일 만에 5위 자리를 탈환하며 가속도가 붙은 SK의 이야기다. 하지만 올 시즌 5위는 올라가는 것보다는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는 평범한 진리가 잘 드러나는 격동의 장이다. SK가 지키는 힘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는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8-2로 이기고 3연승을 기록했다. 시리즈 돌입 전까지만 해도 7위였던 SK는 연이틀 KIA를 꺾고 5위까지 올라섰다. SK가 5위 자리를 되찾은 것은 8월 8일 인천 kt전 이후 43일 만의 일이다. 벼랑 끝에서 겨우겨우 버텼던 SK가 이제는 다른 팀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두 번의 결정적인 고비에서 기사회생했던 SK였다. 첫 번째는 8월 26일 인천 KIA전이었다. 당시 5위 KIA와의 승차가 4경기였던 SK는 9회 정상호의 극적인 역전 끝내기포에 힘입어 이겼다. 승차가 5경기가 되면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었지만 홈런 한 방에 승차는 3경기로 줄어 후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9월 9일 인천 롯데전에서도 3-2의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두며 역시 롯데와의 승차를 붙잡은 끝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시즌 내내 엇박자가 났던 투·타 밸런스가 잡히고 있다. 선발이 호투하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힘을 내면 불펜이 무너지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였던 SK는 지난 주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선발들이 잘 버텼다. 16일 윤희상이 무너진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선발투수들이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13일 마산 NC전에서 충격적인 대역전패를 당해 내상이 컸던 불펜도 빠르게 정비됐다. 6경기에서 중간투수들이 9개의 홀드를 합작했고 정우람이 흔들리지 않고 3세이브를 쓸어 담으며 승리를 지켰다. 이 기간 SK는 선발 평균자책점에도 3위, 불펜 평균자책점에서 2위를 기록했다. 타선이 강한 삼성과 3경기, 롯데와 1경기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스퍼트다.

시즌 내내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속을 태웠던 타선도 살아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 기간 중 SK의 팀 타율은 2할8푼6리로 시즌 평균보다 높았다. 득점 찬스에서 확실히 점수를 낸 것도 고무적이며 9개의 홈런에서 볼 수 있듯이 장타력도 살아났다. 5할의 대타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벤치의 작전도 착실히 맞아 떨어졌다. 여전히 희생번트가 많기는 하지만 6경기에서 8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와중에 성공률이 80%에 이르는 등 뛰는 야구가 되고 있다.

잘 되는 팀에게 반드시 필요한 ‘깜짝 히어로’가 매 경기 등장했다는 점도 달라진 SK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15일 삼성전에서는 김강민 김성현이라는 하위타선의 타자들이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6일 삼성전은 이대수가 결승홈런을 치며 팀을 구해냈고 18일 롯데전에서는 박종훈의 7이닝 1실점 역투와 정상호의 결정적 홈런 두 방으로 상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잡아냈다. 19일 경기에서는 박재상이 쐐기포를, 20일 경기에서는 대타 브라운이 결정적인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치며 팀을 뒤에서 밀었다. 간판스타인 최정이 빠졌지만 공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아직 11경기가 남았다. 6위 롯데와의 승차는 반 경기로 하루 만에 순위는 다시 바뀔 수 있다. 7위 KIA와는 1.5경기, 8위 한화와도 2.5경기다. 아무리 못해도 6승은 거둬야 5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선발에 대한 고민이 있고 타선도 계속 잘 맞을 수는 없다. 남은 대진 일정도 호의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선수단 사이에서 “할 수 있다”라는 달라진 분위기가 읽힌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시즌 중반 긴장감이 떨어지며 무기력했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기록보다 더 큰 주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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