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하나. 눈물과 멀어진지 꽤 됐다. ‘남자는 태어나 세 번만 운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런 나도 태극전사들이 만든 기적 같은 드라마 앞에서는 붉어지는 눈시울을 막을 수 없었다. 6일 오전 0시(한국시간) 열리는 브라질과 16강 경기서도 또 한번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상 두 번째 원정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16강에 오르려면 조별리그 3차전서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기고, 우루과이-가나 간 경기가 우루과이의 승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500여 권의 저술 중에는 책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흠흠신서(欽欽新書)’가 있다. ‘흠(欽)’이란 글자는 ‘공경할 흠’ 자이다. 이 책은 ‘목민심서’, ‘경세유표’와 함께 일표이서(一表二書)로 알려지고 다산의 학문의 핵심 중의 하나로 꼽힌다.다산은 책의 서문에서 “흠흠이라 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삼가고 또 삼가는 것(흠흠)은 본디 형벌을 다스리는 자의 기본이다”고 밝히고 있다. 200년 전인 1822년 다산은 전라도 강진 유배지에서 이 책을 지었다. 백성의 형벌을 다스리는 공직자들은 ‘삼가고 삼가’는
프로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꿈꾼다. 특급 FA들은 언제나 ‘갑’이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FA의 축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어떤 선수들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이기에 행사는 했는데 돈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아야 하는 시장에서 세상의 냉혹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KBO리그 FA시장이 막을 올린 지 일주일 만에 공시된 21명 중 12명이 계약에 성공했다. 퓨처스리그 FA로 새 팀을 찾은 이형종(키움)과 한석현(NC)까지 포함하면 23명 중 14명이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
전국의 농촌 도로변에 가을 내내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쟁취’‘농업기본법 제정’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밥 한 공기 쌀값이 너무 싸니 300원이라도 받아야겠다는 뜻이었다. 도시인들은 무관심했지만 구체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쌀이 얼마나 푸대접을 받아 왔는지 알 수 있다.쌀 1kg으로 브랜드 커피 1잔도 못 살 형편31년 전인 1991년 10월 17일 전남 승주군청에서 열린 추곡수매 관련 간담회에서 나주지역 한 농민이 “쌀 80㎏들이 한가마를 ㎏단위로 계산하면 1,500원, 한 끼로 따지면 껌 한 통값인 100원에 불과하다”고
확실한 통계는 아니지만 이 지구상에는 약 7000여개의 언어가 통용되고 있다고 하니 7000여 민족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 이견들이 없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민족이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종족을 일컫는 용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가장 교육열이 강한 민족은 어떤 민족일까. 당연히 한민족일지니 이는 OECD가 최근에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8)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전 세계국가들 중 읽기 2위, 수학 1위, 과학 3위에 오른 것, 전 세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 한국인의 문맹률이 가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테슬라·스페이스엑스의 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7일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62조 원)에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 이후 트위터에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개편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견은 적중해 인력 구조조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그는 인수 당일부터 파라그 아그라왈 CEO 등 주요 임원 4명을 정리했고 28일부터 11월 초까지 전체 직원의 절반을 해고했다.해고 방식부터 논란이 됐다. 11월 4일 새벽 해고 대상으로 결정된 3000명의 트위터 직원들은 회사
[데일리스포츠한국 신수정 기자] 기자는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를 졸업했다. 반에 몇 명씩 있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까까머리 야구부원들은 대회나 훈련 참가 등의 이유로 수업을 듣지 않는 날이 많았다. 정규 수업에 들어오지 않으니 당연하게도 진도를 따라잡지 못했을 터. 시험 날이면 답안지에 줄 세우기를 하고 남은 시간 잠을 청하는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다. 이렇듯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종목의 학생선수들에게는 정규 수업에 결석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다. 학교 역시 이들의 대회 참가와 훈련을 위해 결석하는 경우 한정적으로 출석을 인정해줬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는 오늘(11월 17일)은 제83회 순국선열의 날이고,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일제에 강탈당한 을사늑약이 맺어진 117년이다. 또한 한말 전재산을 털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우당 이회영선생의 순국 90주년이다.순국선열의 날은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제31차 회의에서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8.15 광복으로 환국할 때까지 해마다 거행되었다. 참고로 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독립선언일, 4월 11일을 헌법공포일, 10월 3일을 건국기원일로 하는 3개 국경일로 기념해오다 순국선열의 날을 추가하여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역대 가장 빠르게 개막을 했던 K리그는 많은 이야기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이제 각 팀들은 재정비 시간을 가진다. 이 기간 동안 선수들의 이적이 큰 관심을 모은다.하지만 지방선거가 있던 올해는 시민구단들을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시민구단 구단주는 지자체 단체장이다. 그러다 보니 구단주가 속한 정당과 인물이 달라지면 축구단 고위직도 바뀐다.최근 시민구단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둔 강원FC, 수원FC도 이런 관행을 피하지 못했다. 강원과 수원은 과감한 투자의 기업구단 사이에서 나
언어는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는 전유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인간을,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언어란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말하자면 사상과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와는 반대로 인간은 언어(langue)라는 정신적 코드가 있는 까닭에 생각이나 정보를 생산해서 말(parole)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이 언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생각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인간 다운 인간, 보다 고상한 인간, 보다 고귀한 인간일수록 높은 수준의 언어를 소유한다. 아니
5000만 국민의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 했던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이제 형식적으로는 마무리되어가고 있다.이번 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외국인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사망자 156명, 부상자 197명 가운데 외국인은 26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당해 모두 41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국민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피해 외국인은 전체 사상자의 11.9%, 전체 사망자의 16.7%나 됐다. 단기 여행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국인들도 있었
〈삼가 이태원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바랍니다.〉계절의 순환은 어김이 없어 국화꽃 향내 짙은 가을이 저물고 있다. 우리 선대들은 매화ㆍ난초ㆍ국화ㆍ대나무를 일러 사군자(四君子)라 불렀다.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가장 먼저 피는 매화, 깊은 산중에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리는 난초, 가을에 늦더위와 추위를 이겨내고 피는 국화, 모든 식물의 잎이 떨어진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하는 대나무, 이들 네 가지 식물 특유의 장점을 군자, 즉 덕과 멋과 지절ㆍ학식을 두루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여
국내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던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가 개최 2주를 남기고 갑자기 돌연 취소됐다. MLB 사무국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이벤트 프로모터(주최사)와의 계약 이행 이슈 등 현실적인 문제가 생겨 11월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MLB 월드투어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MLB 월드투어는 오는 11~12일 부산 사직구장과 14~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총 4경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28인과 KBO 올스타 28인, 영남 연합팀(NC, 삼성, 롯
인문학이란 한마디로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모든 인문학자들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화두를 놓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전 생애의 노력을 기울인다. 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고 난 후에야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물론 고래로부터 보편적인 몇 개의 해답들이 있어왔다. 이성적인 동물,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 지적 호기심을 갖는 동물, 혹은 유희를 즐길 줄 아는 동물 등……필자는 이제 이중에서도 세상에 널리 알려진 명제 하나를 살펴보고자 한다. 고대
지난 9월 말 북한이 동·서해상으로 미사일을 쏘아대는 가운데 한·미·일은 동해상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친일국방’을 주장하자 여야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일본 자위대가 독도 근처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며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해상 자위대가 향후 욱일기를 달고 독도 근해에서의 활동이 잦아질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독도보다는 일본과 가까운 거리였다”“한미일 훈련은 문재인 정권때도 여러번 있었다”“친일 국방은 죽창가의 변주곡이자 반미투쟁으로 가는 전
한국의 아시안컵 유치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축구협회는 유치전 패인으로 오일머니를 꼽았는데, 정말 원인은 돈 하나뿐인 걸까.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근 2023 AFC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택했다. 이로써 카타르는 오는 11월 20일 개막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비롯해 2023 아시안컵, 2024년 23세 이하(U-23) 아시안컵까지 개최하게 됐다. 세계 최고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과 굵직한 아시아 대회가 연달아 카타르에서 열리는 셈이다.한국은 63년 만의 아시안컵 국내 개최를 위해 이번 유치전에 뛰어들었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지켜보거나 겪은 연치라서 그런지, 어지간한 일에는 담담하게 넘기는 편이다. 한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조선은 안에서 썩어문드러져 망했다.”는 기사를 보면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여당 대표이면서 국회부의장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그것도 부의장의 신분으로 이같은 발언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충격이 컸다.그는 페이스북에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카카오가 멈추자 일상이 마비됐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IT강국’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막힌 가슴을 어루만져야 했다. 일그러진 저마다의 자화상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이 참담한 IT강국의 빛과 그림자 앞에서 우리는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 국민들의 상처받은 자존심은 카카오에 대한 거센 비난으로 이어졌다. 카카오 위기 대응 능력은 거의 제로 상태, 아니 무능력 그 자체였다. 지난 15일 오후 3시 19분경 SK㈜ C&C 판교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바로 데이터센터 서비스 전원을 차단했다. 이후 다양한 카카오 서비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3년만에 정상 개최됐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해외 영화인들이 작품을 선보였고, 관객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대한민국 최대 영화 축제의 위상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던 축제의 장을 다시금 밝힌 것이다.본격적인 작품 상영은 6일부터 시작됐다.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는 수많은 방문객이 모여들었다. 사전 예매 후 상영을 기다리는 줄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장 예매를 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영화를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표소
사람은 어떤 때 가장 사람다워 보이는가.멋진 옷을 입을 때, 그럴듯한 말을 할 때, 세련되게 행동을 할 때, 매력적인 표정을 지을 때 그러한가. 아니다. 사람은 똑 바로 서 있을 때 사람답다. 굽히지 않고, 기울지 않고, 비틀대지 않고 꼿꼿이 서 있는 그런 사람이 사람다워 보인다.앉아 있기를 좋아 하는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가능한 한 편안한 회전의자에, 흔들거리는 안락의자에, 포근한 소파에 앉아서 담소나누기를 즐긴다. 가능한 한 자신은 편한 자세로 높이 앉아서 서 있는 다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