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장 SK 와이번스의 대포 행진이 심상치 않다.
팀 홈런에서 독보적인 SK는 20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도 홈런 3방으로 7-1 승리를 결정지었다. 나주환의 3점포, 박정권, 김동엽의 솔로포 2방 등 5점을 홈런으로 만들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홈런 외에 다양한 득점 루트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주문을 하고 있지만, 홈런을 빼곤 올해 SK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68경기를 치르며 팀 홈런 120개를 기록한 SK는 144경기를 모두 치르면 산술적으로 254개의 홈런을 칠 수 있어,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213개의 기록을 14년 만에 넘어서게 된다.
당시보다 정규리그 경기 수가 11경기나 늘어난 것도 SK에게는 호재다.
올해 SK의 팀 홈런은 4월 47개, 5월 38개로 잠시 주춤했으나 일주일 이상 남은 6월 20일 현재 35개를 기록하고 있다.
2003년 신기록을 쓴 삼성에선 이승엽을 필두로 7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SK에서도 홈런 선두 최정을 비롯해 4명이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기 전 10개 이상의 홈런을 쳤고, 나주환과 이홍구도 10개 돌파를 앞둬, 특정 선수에게 기대지 않고 여러 선수가 골고루 홈런이 터지고 있는 것이 양 팀의 공통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 삼성에선 베테랑 3인방의 기세가 막강했다는 것으로, 이승엽은 당시 홈런 56개를 터뜨려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고, 마해영이 38개, 양준혁이 33개를 치는 등 세 타자가 전체 팀 홈런의 60%인 127개를 합작했다.
올해 SK에선 최정(24개)과 한동민(21개)이 홈런 레이스를 쌍끌이하고 김동엽(14개)과 제이미 로맥(13개)이 뒤를 받치고 있다.
파워에선 당시 삼성 선수들에게 전혀 뒤질 게 없다.
하지만 지난 해 홈런 40개로 공동 홈런왕에 오른 검증된 거포 최정을 제외하고는 한동민과 김동엽은 풀타임을 처음으로 뛰는 선수들이고 로맥도 올해 처음으로 KBO리그를 경험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곧 닥칠 무더위에서의 체력 유지,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는 요령 등 이들이 넘어야 할 걸림돌로 결국, SK의 팀 홈런 신기록 수립 여부는 루키 시즌을 보내는 세 선수의 꾸준함에 달렸다.
◇ 2017년 SK와 2003년 삼성 팀 홈런 비교(20일 현재)
2017년 SK | 구단 | 2003년 삼성 |
144(20일 현재 68) | 총경기 수 | 133 |
120(시즌 후 254 추산) | 팀 홈런 | 213 |
1.76 | 경기당 홈런 | 1.60 |
최정 24개 | 주요 홈런 타자 | 이승엽 56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