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에 실패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 제안을 받았다. IOC는 14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에서 IOC 집행위원회가 이날 반기문 전 총장에게 IOC 새 윤리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도 이날 오후 늦게 IOC의 관련 발표 내용을 확인했으며, 이는 오는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세네갈 헌법재판소장 출신 유수파 은디아예 현 윤리위원장의 후임에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반기문 전 총장이 IOC 윤리위원장으로 선출되면 IOC 위원들의 비위 행태 등 윤리적인 문제를 조사하는 노릇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아젠다 2020년 개정안에 의하면 IOC윤리위원장과 위원은 국제 올림픽 위원회 총회에서 전체 IOC회원에 의해서 선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열린 IOC 총회에서 역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사상 첫 기조연설을 하며 ‘올림픽 정신이 곧 유엔의 정신’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으며, 또한 소치동계올림픽과 리우 하계올림픽에서 성화주자로 나서는 등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를 펼친 바 있다.
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반기문 전 총장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유엔 8대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유엔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윤리, 진실성, 의무, 투명성을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반 전 총장의 첫 지시가 유엔 기구의 모든 시스템에서 통일된 윤리 기준과 정책을 제정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반기문 전 총장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유엔 2030 어젠다에서 스포츠를 위한 중요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반기문 전 총장이 IOC 윤리위원장 지명을 수락한 것은 영광이자 기쁨이다. 한편으로는 진실성과 책임감, 투명성을 앞세워 모범적으로 공적인 서비스를 해온 반기문 전 총장은 올림픽 운동의 위대한 친구이다"라고 평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IOC 윤리위원장으로 지명되어 매우 영광이며, 책임감을 느끼며 겸허하게 이를 수용한다. 유엔과 IOC는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헌하고자 수년간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협력해왔다. 올림픽 운동의 방침에 따라 IOC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개선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