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더 이상 적수가 없다

알파고, 더 이상 적수가 없다

  • 기자명 김경동 기자
  • 입력 2017.05.27 23:55
  • 수정 2017.08.16 11:2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셀프대국 기보 50판 남기고 은퇴 선언

대국이 끝난 뒤 커제 9단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에게 바둑판에 사인을 해 증정했다.
대국이 끝난 뒤 커제 9단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에게 바둑판에 사인을 해 증정했다.

알파고의 적수는 없었다.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시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서밋(The Future of Go Summit), 알파고와 중국의 커제 9단의 3번기 최종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커제 9단에게 20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은 3-0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최종국에서 커제의 요청으로 알파고의 흑번으로 대국을 시작했다. 초반 포석에서 알파고와 커제는 서로 흑13에 백14, 백20에 흑21으로 상대방의 착수에 응수를 하지 않는 신경전까지 펼쳤다. 커제는 중반 접어들 무렵 백40,42,44의 수를 두면서 너무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들려 하다가 패착에 가까운 무리수를 남발했다. 이후 줄곧 알파고에게 끌려 다니며 고전하다가 흑이 59~63까지의 행마에 승부는 알파고 쪽으로 기울었다.

대국 도중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커제는 126수를 둔 후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가 잡히지 않는 현장의 홍보물 뒤편으로 가더니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오랫동안 커제가 돌아오지 않자 심판이 가서 보니 커제가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커제는 약 20분 후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리로 돌아와서 계속해서 대국을 뒀다. 커제는 판을 뒤집기 위한 기회조차도 없었으며 크게 앞서 있는 알파고는 더욱 냉정하게 행마를 이어갔다. 결국 209수만에 돌을 거두었다. 질줄 알면서 둔 또 한번의 예상된 패배였다.

커제는 대국 후 그가 시합 중에 실의에 빠진 것은 알파고가 너무나 완벽하게 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현재의 형세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후 그의 한 수 한 수를 둘 때마다 내가 맘속으로 걱정하는 수를 뒀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수를 뒀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아주 좋은 수였다. 나는 그의 바둑의 절반 정도 밖에 생각해 내지 못했다. 알고보니 나는 그와 아주 큰 차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인간과의 대결에서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5번의 대국에서 4승 1패, 인터넷대국에서 'master'라는 계정으로 60전 전승을 거둔 것을 비롯하여 커제 9단에게 3전 전승을 추가하면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 됐다.

알파고는 앞서 26일 중국의 세계바둑대회선수권자 스웨, 미위팅, 탕웨이싱, 저우루이양, 천야오예 등 5명의 기사가 상의를 하여 착수하는 상담기 대국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또한 이벤트 대국으로 벌어진 인간+알파고의 페어대국에서도 수준높은 운영능력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수법을 보여줬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번 대국은 알파고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이었다. 따라서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해 알파고의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알파고가 셀프대국을 통해 남긴 기보 50판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구글딥마인드는 바둑을 통해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