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커제 9단에게 승리하며 2-0 기록

알파고, 커제 9단에게 승리하며 2-0 기록

  • 기자명 김경동 기자
  • 입력 2017.05.25 15:44
  • 수정 2017.08.16 11:2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대국은 오는 27일 11시 30분에 속개

검토실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 커제 9단이 대국 중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검토실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 커제 9단이 대국 중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알파고의 연타에 커제 9단이 또 한번 녹다운 됐다. 25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커제 9단과 알파고의 3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가 155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을 만들었다.

이날 대국은 알파고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알파고의 첫수는 우하귀 소목으로 시작했다. 약간 독특하다. 우상 소목이 아닌 우하을 둔 것도 그렇고 화점이 아닌 소목을 선택한 것도 그렇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대결 때 한번도 자신의 첫수를 화점에만 두지 않았다. 또한 연초 ‘master’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에서 세계 최강자들과 60판의 대국할 때도 대부분 첫 수는 화점이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소목으로 시작한 것은 특이하다.

초반 시작은 1국의 흉내바둑 비슷하게 시작했다. 흑백이 서로 바뀐 상태에서 알파고는 전날 커제의 행마를 그대로 따라 두어 첫 수 소목에 이어 세 번째 수로 좌하귀 3•3에 돌을 놓았다. 이는 1국 때 커제가 펼쳤던 실리작전으로 마치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라도 하는 듯했다.

초반 백20으로 들여다 본 것이 악수였다. 알파고가 21,23,25의 정확한 수순으로 응징하면서 초반 주도권은 알파고에게 넘어갔다. 알파고가 45,47로 하변에서 맞받아 끊고, 모양을 갖추는 중에 알파고가 흑53로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두자 모두가 놀랐다. 종반 접어들 무렵 커제는 백136의 악수로 마지막 희망을 놓쳐버렸다. 결국 커제는 초반의 열세를 만회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155수만에 돌을 거두며 투항했다. 대국이 너무 일찍 끝나버려 새삼 인간의 유약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었다.

이날 바둑TV에서 이 대국을 해설한 이세돌 9단은 “저도 알파고와 3국까지 뒀을 때 생소함과 부담감에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굉장한 어려움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평소 커제 9단의 모습과 다른 행마를 보여줬지만, 바둑을 어지럽히는 능력을 잘 보여줬다. 그러나 그렇게 흔드는 바둑이 인간에게는 통하지만, 냉정한 인공지능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알파고와의 재대결에 대해서는 “다시 도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박정환 9단 등 한국의 후배 기사들이 알파고와 대국하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1,2국에서 패한 커제 9단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30분에 3국에서 알파고와 마지막 일전을 벌이게 된다.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인간이 알파고에게 3~4점 치수라는 평가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