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신수정 기자] 남자부 박민호와 여자부 정다은이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서울마라톤 1위에 올랐다.
박민호는 19일 서울시 광화문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들어오는 2023 서울마라톤 풀코스(42.195㎞)를 2시간 10분 13초에 달렸다. 지난해 4월 서울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 11분 43초를 1분 30초 단축한 개인 최고 기록이다.
1999년생인 박민호는 2019년 2시간 15분 45초, 2021년 2시간 13분 43초, 2022년 2시간 11분 43초로 점차 속력을 높이더니, 올해는 2시간 10분 13초까지 기록을 앞당겼다.
이번 대회에서 도전했던 '2시간 10분 벽 돌파'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대한육상연맹은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 열리는 국내외 마라톤 대회 기록을 살펴 항저우 대표 남녀 두 명씩을 선발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 남자 선수 중 2시간 10분 안에 풀코스를 달린 선수는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이다. 오주한은 귀화 후인 2019년 10월에 2시간 8분 42초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2011년 3월 정진혁(2시간 9분 28초) 이후 2시간 10분 벽을 넘어선 마라토너가 없다.
오주한과 국내 랭킹 1, 2위를 다투는 박민호의 입지를 고려하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날 오주한은 레이스 도중에 기권했는데, 대한육상연맹은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선발기준'에서 '대표 선발전에 출전했으나 부상 등으로 인하여 기권할 경우 2022-2023년 최고 기록이 메달을 획득(2022-2023 아시아랭킹 3위권 내 기록)할 수 있는 선수에 한해서는 구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정다은은 여자부에서 2시간 28분 32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다은이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 10월 전국체전에서 2시간 37분 25초(4위)로 첫 레이스를 마친 정다은은 지난해 4월 대구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32분 28초(국내 2위)로 기록을 단축하더니, 서울마라톤에서는 2시간 30분 벽을 돌파했다. 마라톤 종목 개인 첫 우승도 차지했다.
김도연(삼성전자)이 보유한 한국 기록(2시간 25분 41초)과는 격차가 있지만, 정다은은 한국 여자 마라토너 중 역대 9번째로 2시간 30분 이내에 레이스를 마친 선수로 기록됐다.
대한육상연맹은 '전체 기록'과 '선수 기록'으로 구분해 기록을 관리하는데, 정다은은 '선수 기준' 역대 7위에 올랐다. 정다은의 기록 2시간 28분 30초는 역대 한국 여자마라톤 '전체 10위'다.
그동안 한국 여자마라톤은 김도연, 최경선, 안슬기의 '트로이카 체제'였는데 정다은이 가파르게 기록을 단축하면서, 한국 여자마라톤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