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우물 안 개구리' 한국, WBC 3연속 조기 탈락

[2023 WBC] '우물 안 개구리' 한국, WBC 3연속 조기 탈락

  • 기자명 노찬혁 인턴기자
  • 입력 2023.03.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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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B조 2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패배 후,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B조 2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패배 후,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노찬혁 인턴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으며 세계 야구와의 격차를 실감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4차전에서 5회 22-2 콜드승을 거뒀다.

박건우와 김하성의 그랜드슬램을 포함한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역대 WBC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올렸지만, 선수들은 웃지 못했다. 이날 중국전을 치르기 전, 8강 진출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체코가 호주를 상대로 최소 4실점을 하며 승리해야 한국의 8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호주가 체코를 8-3으로 꺾으며 이 복잡한 경우의 수는 사라졌다. 결국, 한국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후, 중국과 4차전 경기에 임하게 됐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이강철 감독과 선수들은 대회 개막 전부터 첫 경기인 호주전에 올인하겠다고 말해왔지만, 호주한테 7-8로 패하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한·일전을 염두에 둔 투수 기용으로 불펜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인 일본과의 두 번째 경기는 더 처참했다. 4-13으로 콜드게임을 간신히 면했다. 두 경기 동안 무려 21실점을 한 대표팀은 체코도 시원하게 잡지 못했다. 7-3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 가능성에 대한 경우의 수도 복잡해졌다.

4경기 26실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마운드 불안이 대표팀 발목을 잡았다. 일본전 퍼펙트 피칭, 체코전 4⅔이닝 1피안타를 무실점을 기록한 박세웅을 제외하고 1이닝을 제대로 마친 투수가 거의 없었다. 

2022시즌 42세이브를 올린 최고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평가전 중 근육통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구창모는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에서 2실점, 일본과의 2차전에서 2실점으로 믿음을 실어주지 못했다. 베테랑 투수 김광현과 양현종도 흔들렸고 젊은 투수 이의리, 김윤식 등도 제구력 불안을 드러냈다. 불펜 운용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김원중, 정철원, 원태인은 거의 매 경기 기용됐고 이들도 결국 피로가 쌓여 점차 구위가 떨어졌다. 

이정후를 제외한 다른 타자들의 컨디션도 뒤늦게 올라왔다. 호주전에서는 경기 초중반까지 빈타에 시달렸고 양의지의 홈런과 박병호의 적시타를 빼면 호주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나머지 점수를 뽑아냈다. 일본전에서도 양의지, 이정후, 박건우를 제외하고 모두 부진하며 4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메이저리거의 활약도 미미했다. 한국 야구 최초 혼혈 대표팀 선수 토미 에드먼은 타격 난조로 체코전에서 9번 타순까지 밀려났다. 김하성도 체코전 멀티 홈런과 중국전 그랜드슬램으로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지만 호주전과 일본전에는 제대로된 활약이 없었다. 환상적인 수비로 내야는 안정됐지만, 타격에서 매우 아쉬운 모습이었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B조 4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B조 4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 WBC 결과는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번 WBC를 앞두고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한 베테랑과 현역 빅리거, 그리고 KBO 최고 젊은 선수들이 합류하며 WBC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감독도 "최근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돌아선 팬심을 바꿔야 하고, 2023 KBO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목표했던 4강은 고사하고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8강 진출도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 성적이 오히려 2023시즌 KBO리그 흥행을 실패하게 만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06 WBC 4강 진출,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5 프리미어12 우승 등 한때 세계 정상에 우뚝 섰던 한국야구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WBC 3연속 1라운드 탈락, 2020 도쿄 올림픽 4위로 세계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이제 한국 야구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선정 한국 순위는 4위이지만, 다시 한번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위치를 확인하게 됐다.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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