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도깨비'서 힌트, '스즈메의 문단속'..."韓·日 문화 연결 계속되길"

[현장] '도깨비'서 힌트, '스즈메의 문단속'..."韓·日 문화 연결 계속되길"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3.08 13:51
  • 수정 2023.03.0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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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배우 하라 나노카 내한...재난 이후 일상 회복 담았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오늘 개봉한 가운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8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비롯해 주인공 ‘이와토 스즈메’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하라 나노카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난 2016년 국내·외를 불문하고 압도적인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아름다운 순간과 장소를 재탄생 시키는 섬세한 작화, 공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수많은 관객을 사로잡아왔다. 2002년 ‘별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초속 5센티미터’(2007), ‘언어의 정원’(2014), ‘너의 이름은’(2016), ‘날씨의 아이’(2019) 등 꾸준히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 만큼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에도 팬들의 기대가 집중됐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다. 작품은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이후 21년만에 이루어진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의 영화제 초청으로 의미를 더한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한국 방문에 반가움을 드러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작품에 대해 “코로나 한가운데에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을 완성했을 때 과연 한국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며 작품 제작 당시를 떠올렸다.

영화는 재난을 막기 위해 일본 각지의 폐허에 있는 문을 닫는 소녀 스즈메의 이야기인 만큼 ‘문’이라는 소재가 특히 인상 깊다. 감독은 이 소재를 한국 드라마 ‘도깨비’(2016)에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도깨비’를 봤을 때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고,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며, “문은 일상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문을 열고 닫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곧 일상인 것 같다. 자연재해는 그 일상을 갑작스럽게 반복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8일 서울시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진행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배우 하나 나노카 내한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쇼박스 제공)
8일 서울시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진행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배우 하나 나노카 내한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쇼박스 제공)

일본 애니메이션은 한국 내에서 오랜 시간 많은 팬들을 이끌었지만,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귀멸의 칼날’ 시리즈 등으로 인해 인기가 더욱 확실히 입증됐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국 관객분들이 왜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 오히려 여쭤보고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인 풍경이 닮은 이유도 있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서울을 올 때 가끔 그립다는 생각이 들면서, 도쿄의 미래 같다고 느꼈다. 풍경, 도시의 모습은 그 지역 사람의 마음이 반영되어 나타난 것이다. 때문에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기고, 일본은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마치 파도와 같이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문화에 있어서는 계속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스즈메’ 역을 맡은 배우 하라 나노카는 이번 작품이 성우로서의 첫 도전이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하라 나노카는 1700:1의 경쟁률을 뚫고 ‘스즈메’ 역을 맡았다.

하라 나노카는 “성우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불안했다. 녹음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훌륭하고 고맙다고 말씀해주셨기에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놓으면서, “스즈메는 액션 부분을 비롯해 성격적인 부분에서도 앞뒤 재지 않고 달려 나가는 인물이다.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었다”며 캐릭터의 매력을 꼽았다.

2016년 개봉한 ‘너의 이름은’은 자연재해로 인해 이별을 맞이한 두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환상적으로 그려지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했다. 실제 일어난 자연재해를 연상시키는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영화와 현실이 같은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데 주목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이 대히트를 치고 나서 사회에 있는 관객들에게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느꼈다. 히트한 감독이니 일단 차기작을 관람해보자, 라고 생각할 수 있기에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라며 ‘너의 이름은’ 흥행 이후 감독으로서 느꼈던 책임감에 대해 털어놨다.

이어 “일본 전체의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 재해를 엔터테인먼트 안에 담았다. 이걸 잊고 있거나 잘 모르는 분들과도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젊은 분들에게도 이 기억을 전달하려면 엔터테인먼트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끝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국에 오기를 잘했다”는 말을 남겼다. 또한 “‘스즈메의 문단속’이 우리들의 세계를 그려낸 영화라고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전쟁, 사고 등 우리 이곳저곳에 일어나는 재해로 인해 일상이 단절되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회복하는지를 다룬 작품”이라며 한국 관객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독보적인 세계관,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스즈메의 문단속’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성수=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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