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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현장] 접전 승부, 감독들은 '내 탓이오'
  • 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2.12.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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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창원 LG의 조상현 감독이 4일 열린 고양 캐롯과 경기서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 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LG와 캐롯이 펼친 주말 혈투. 1점 차로 승패가 갈린 가운데 양 팀 사령탑은 나란히 '내 탓이오'를 외쳤다.

창원 LG는 4일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고양 캐롯을 85-84로 꺾었다. 경기 종료 2.8초 전까지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없었던 초접전이었다.

승부가 갈린 마지막 12초는 극적이었다. 캐롯이 1점 뒤진 상황에서 속공에 나섰으나, 이정현의 슛을 단테 커닝햄이 뛰어올라 쳐냈다. 공격권은 LG에 넘어갔고, 시간을 잘 보내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저스틴 구탕의 패스가 커닝햄의 머리를 넘어 반대편 터치라인으로 향했고, 캐롯은 기대하지 않았던 공격 기회를 잡게 됐다. 2점슛 한 방이면 역전하는 상황. 그러나 12초 동안 캐롯은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LG의 신승으로 끝났다.

치열했던 경기가 끝난 뒤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하면서도, "내 실수다. 패턴으로 조금 더 잡아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승부처에서 실책을 범한 구탕을 질책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는데, 제자의 방패막이가 된 셈이다.

(사진=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가운데)이 4일 열린 창원 LG와 경기서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 KBL)

아쉬운 패배를 당한 김승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잘 했다. 내 작전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라고 자책했다.

이정현이 시간 여유가 있던 상황에서 슛을 시도하다가 커닝햄에 막힌, 이날 승부에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장면을 두고도 "그런 부분까지 바랄 수는 없다"면서, "작전도 내가 잘 맡겨서 해야 되는데 내가 못했다. 바보같은 감독이다. 이길 수 있게 패턴을 잘 걸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보통 이런 초접전 승부서 승패가 갈리면, 패배팀을 향한 화살은 실책을 범하거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선수로 향한다. 이날 캐롯에서는 이정현이 그 선수였고, 만약 LG가 졌다면 구탕 역시 비판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중요한 순간 실책을 범하고 넣어야 할 슛을 넣지 못했다면 비판 받을 수 있다. 어찌보면 그게 프로 선수의 숙명이다. 

그러나 이날 양 팀 감독들은 먼저 나서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화살이 선수들에게 향하지 않도록 했고, 제자들을 감싸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로서는 감독을 향한 충성심이 더 커지고, 다음 경기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힘을 얻은 셈이다. 

고양=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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