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44) COP27 기후재앙 ‘손실과 피해’ 기금을 위한 싸움에 박차를 가하다

[파키스탄 파헤치기] (44) COP27 기후재앙 ‘손실과 피해’ 기금을 위한 싸움에 박차를 가하다

  • 기자명 주한파키스탄대사관
  • 입력 2022.11.29 15:52
  • 수정 2022.11.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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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해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39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진행 모습.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진행 모습.

지난 9월 초 전례 없는 폭우로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평년보다 2~3배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국가 비상을 선포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일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기후재난에 책임 있는 선진국들이 기금을 조성해 기후위기에 책임이 적으면서 피해를 많이 입고 있는 개도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개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는 90여명의 정상을 포함해 198개 나라 협상 대표들이 참석했다. COP27 의장인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기나긴 협상 끝에 폐막일을 넘긴 20일 새벽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총회 결정문을 채택했다.

특히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한 카리브해와 남태평양 등의 섬나라들이 피해 보상 촉구에 적극 나섰다.

파키스탄은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에서 열린 이번 협상에서 그 결의를 가져왔고 개발도상국들을 단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파키스탄 기후변화 장관 셰리 레만은 COP27에 대해 “우리는 손실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후 재앙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초 전례 없는 폭우로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지난 9월 초 전례 없는 폭우로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기후, 경제, 안보 문제를 안고 있는 다양한 국가들을 포함하는 77개국 개도국 그룹(G77)이 이러한 단합을 보인 것은 2009년 COP15에서 코펜하겐 협정을 거부한 이후 처음이라고 영국 자선단체의 아사드 레만은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외교관들은 G77 규율과 단결을 유지하는 데 경험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엔 기후 정상회의 전문가이자 제3세계 네트워크의 국장인 미나 라만은 “G77이 강력하게 유지될 때, 우리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그들이 분열된다면 개발도상국들은 진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총회에서는 기금 총액과 기금 조성과 배분 방안 등 구체적인 합의는 이르지 못했다. 외교관 출신인 수석 협상가 나빌 무니르는 “우리의 결심은 우리가 직면한 대재앙 홍수의 희생자들을 보는 것으로부터 나왔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지만, 전 국가와 개발도상국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우리는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관리들이 모든 공로를 가져갈 수는 없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협상가인 자히르 파키르는 이집트 외교관 모하메드 나스르가 도를 넘는 손실과 피해를 입었다고 지목했다. 파키르는 섣부른 축하를 경계했다. 그는 “아직 진정한 승리는 아니다. 결정된 것은 자금 조달 계획과 기금 설립 뿐”이라며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기여나 개념은 없어 풀어야 할 것”라고 전했다.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려는 이집트의 력에도 불구하고, 기후 정의를 요구하는 작지만 강력한 시위가 거의 매일 협상 구역 안에서 일어났고, 세계의 언론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의 토지가 없는 농민인 67세 파루크 타릭의 영상이 파키스탄에서 입소문이 났고 그는 BBC, 타임, 가디언 등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번 승리는 손실과 피해를 요구하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이 30년으로 귀결되었다”라며 “세계는 파키스탄에서 실질적인 파괴, 피해, 손실을 보았다. 3300만 명 이상의 파키스탄인들의 고통은 부유한 국가들이 이 역사적인 결정에 동의하도록 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중요한 지지를 받는 데에는 파키스탄 대표단 역할이 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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