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올겨울 가장 치열하고 애틋한 청춘 멜로...'그 겨울, 나는'

[시사회] 올겨울 가장 치열하고 애틋한 청춘 멜로...'그 겨울, 나는'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11.2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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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오성호 감독,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우"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을 달성한 영화 ‘그 겨울, 나는’이 개봉한다.

23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호 ‘그 겨울, 나는’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상영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오성호 감독, 배우 권다함, 권소현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겨울, 나는’은 내일을 위해 뜨겁게 공부하고, 사랑하는 공시생과 취준생 커플의 애틋한 겨울나기를 담은 청춘 멜로 영화다. 작품은 경찰 공무원 준비 중이었던 ‘경학’(권다함)이 어느 날 엄마의 빚을 대신 갚아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여자친구 ‘혜진’(권소현)과 마주하게 된 균열을 정제된 연출로 비췄다.

빚을 갚기 위해 공부를 멈추고 배달 일을 시작한 ‘경학’의 일상을 사실감 있게 그린 ‘그 겨울, 나는’은 차가운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파닥이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사랑과 공부, 돈벌이 등 어느 것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두 청년의 일상을 러닝타임 내내 차곡차곡 눌러 담아 눈길을 끌었다.

연출을 맡은 오성호 감독은 ‘사랑의 미래’(2011), ‘연애경험’(2016), ‘눈물’(2018) 등 다수의 단편영화를 통해 각종 영화제를 휩쓴 떠오르는 신예로, 영화 ‘그 겨울, 나는’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왓챠상’,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성호 감독은 작품에 대해 “처음으로 장편을 연출해봤다. 출연한 두 배우도 장편이 처음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연출을 전공한 뒤 생업을 위해 공장에서 9년동안 일한 경험을 작품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감독은 “3년전 겨울에 일을 하다가 기계 반동으로 어금니가 깨진 적이 있다. 하는 일도 안 풀리는데 치료비를 생각하니 속상하더라. 그때 제앞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갔다.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가 처연하게 다가오더라. 그때 돈 없는 청년의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작품을 연출한 계기를 밝혔다.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배우들의 명연기는 무거운 일상의 반복을 다룬 작품에 따스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 ‘경학’ 역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권다함은 작품에 대해 “사실의 나열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독하게 현실적인 영화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 부분을 잘 구현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수상에 대해 “영화제를 간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연기하면서 힘든 감정도 많이 쌓였던 것 같다. 수상 소식을 듣고 난 후에는 마음속이 깨끗이 비워지면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겠더라”라며 ‘그 겨울, 나는’의 제작진에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권다함이 연기한 ‘경학’은 영화가 담고자 하는 모든 현실과 감정을 함축한 인물이다. 가장 첫 장면부터 엔딩 장면까지 작품의 전반을 책임진 권다함은 흔들리는 ‘경학’의 감정선을 때로는 위태롭게, 때로는 단단한 눈빛으로 증폭시켰다.

그는 ‘경학’ 역에 대해 “현실에 계속 치이는 인물로, 빚을 떠안게 되면서 세상이 점차 각박해진다. 그런 인물을 연기할 때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모난 면도 있고, 어수룩한 면도 있는 평범한 지점을 최대한 잘 담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그룹 ‘포미닛’ 활동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권소현은 취준생이자 경학의 여자친구인 ‘혜진’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권소현이 분한 ‘혜진’ 역은 작품의 주체인 ‘경학’ 주위에 머물며 영화의 중심을 함께 잡았다. 그는 작품과 첫 만남에 대해 “행복한 게 마냥 청춘은 아니고, 위로만 줄 수 없다는 점이 가까이 다가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혜진은 현실적인 인물이다. 작품에 안에서 경학이의 많은 변화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흔들리지만, 자신만 알고 있는 경학의 좋은 점들을 찾아가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며 역할의 포인트를 꼽았다.

완성도 높은 연기를 이끌어낸 데는 감독의 역할도 컸다. 오성호 감독은 “영화라는게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연기”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두 배우의 연기가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신인 배우들 중에서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다. 오디션 때부터 너무 잘해서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왔다”라며 배우들을 향한 자부심을 밝혔다.

배우 권다함은 ‘경학’을 연기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토바이도 타봤고, 배달일도 해봤다. 우리가 옆에서 본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 더 실행해봐야만 알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학’을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더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속상하면서도 다행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오성호 감독 또한 “자본이 연인의 결속을 해체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말이지만, 한편으로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 작은 빚이라도 나비효과처럼 한 사람을 휘청거리게 만든다는 설정을 가져왔다”라며 현실과 영화의 메시지를 연결했다.

끝으로, 권소현은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각자의 이유로 치열하게 살아 남으려고 노력했다. 희망만을 주기보다 아픔을 끄집어내는 영화일 수 있지만, 생각에 쉼표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그 기억을 나누면서 1인칭으로 본인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차가운 겨울 아픔과 위로를 오롯이 전하는 청춘 멜로 ‘그 겨울, 나는’은 오는 30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건대=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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