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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머스크의 막무가내 경영과 허울 좋은 ‘표현의 자유’
  • 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2.11.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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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테슬라·스페이스엑스의 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7일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62조 원)에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 이후 트위터에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개편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견은 적중해 인력 구조조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그는 인수 당일부터 파라그 아그라왈 CEO 등 주요 임원 4명을 정리했고 28일부터 11월 초까지 전체 직원의 절반을 해고했다.

해고 방식부터 논란이 됐다. 11월 4일 새벽 해고 대상으로 결정된 3000명의 트위터 직원들은 회사 메일 접속 가능 여부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에 직원들은 “머스크가 대량 해고 60일 전에 서면 통보를 해야 하는 미국 연방법과 캘리포니아주법을 위반했다”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30여 명으로 알려진 트위터 코리아도 해고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대표 1명과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직원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트위터 측에서 최종 해고 인원이 몇 명인지 분명히 밝힌 바는 없으나 퇴사 직원들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주 80시간의 근무 시간을 요구했으며, 그중 최소 40시간을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코로나19로 보편적인 재택근무 시스템을 전면 해제한 셈이다.

경영 방식에 대한 논란도 계속된다. 그는 최근 트위터와 기업 메신저를 통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낸 직원 10명을 대량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엔지니어 에릭 프론 호퍼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의 기술적인 부분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라고 트윗을 올린 지 다섯 시간 만에 해고됐다. 블룸버그는 이를 ‘숙청’이라고 일컬으며 회사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업계가 예견했듯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20일 복귀됐다. 트위터는 지난해 1.6 사태 이후 트럼프가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트윗을 업로드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 계정을 정지시킨 바 있다. 트럼프의 트위터 복귀는 그가 출마를 선언한 2024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대선부터 트럼프는 트위터를 활발한 소통 창구로 적극 사용했다.

그러나 아직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혐오 표현과 폭력적인 발언을 논의할 방편을 제시하지 않아 의문점을 키우고 있다. 표현·언론의 ‘자유’를 강력하게 주장해온 머스크가 이용자와 직원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보를 강행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비판을 제기하는 직원의 목소리를 소거하고, 해고하는 방식은 그가 추진해온 가치관과 거리가 멀다.

CEO 방침에 따라 회사 규정과 방향성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전 고지 없이 약 2주 만에 벌어진 급격한 변화는 당혹스럽다. 전통 미디어의 권위적이고 일방향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파괴한 ‘소통의 상징’인 SNS를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세상을 거꾸로 살겠다는 것이나 매 한가지다. 스스로 내건 ‘표현의 자유’ 명분에 맞도록 트위터가 진정으로 열린 세상, 열린 미디어로 거듭나가길 기대한다. 머스크의 잘못된 선택으로 더 이상 모두에게 혐오의 대상이 아닌, 진정으로 함께 여는 미디어 세상, 그렇게 자유가 만발하는 SNS 공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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