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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경남 최초 여자 야구단 창미야, "女 야구 활성화 노력 필요"'하는 야구'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생체대전 여자야구 종목 신설 해주길"
  • 차혜미 기자 h_yemi829@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2.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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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제5회 선덕여왕배 전국여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창미야 선수단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창미야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야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다. 코로나19로 입장이 제한되기 전까지 몇 년간 700만 명 이상의 관중이 야구장을 방문했다. 지난 2019년 한국 프로스포츠협회가 발간한 5대 프로스포츠 종목 관람객 성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야구 관람객의 48%가 여성이었다. 2명 중 한 명은 여성 관중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야구는 4대 구기 종목(야구, 축구, 배구, 농구) 중 유일하게 여성 리그가 없는 종목이기도 하다. 여자 프로리그가 있는 농구와 배구,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축구와 달리 여자 야구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49개의 여자야구팀에 약 1000여 명의 여자 야구선수가 연맹에 등록되어 있다. 그중 경남 최초의 여자야구단 창미야는 지난 2020년 7월 창단되어 2년 만에 전국 대회에 출전, 본인들의 이름을 알렸다.

최근 창원 올림픽공원 88야구장에서 창미야 백승환 감독과 주장 김예서 선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인연은 뜻깊다. 김예서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백승환 감독을 만나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김예서 선수는 “친오빠와 같이 (야구를) 배웠다. 여자라서 안 되겠다 싶었는데 감독님이 해보자고 하셨다. 중·고등학생 때는 야구를 안 하다가, 창미야가 창단하면서부터 야구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백승환 감독은 현재 창미야 감독과 양덕초등학교 야구단 감독을 병행하고 있다. 3년 전, 여자야구단을 위한 TF팀이 만들어졌고 당시 TF팀의 팀장, 단장이 동기였던 백 감독에게 창미야 감독직을 제안했다. 백 감독은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다. 기본기만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을 해서 쉽게 하겠다고 했는데, 하다 보니 (팀이) 커졌다. 지금은 사실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창미야는 적게는 15살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많게는 60대 주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10~20대가 주로 경기를 뛰기는 하지만 10대부터 20대, 30대, 40대 분포도가 고르다. 

여자 야구는 크게 퓨처리그, 챔프리그 두 개로 나눠진다. 쉽게 말해 퓨처리그는 프로리그처럼 2군(퓨처스), 챔프리그는 1군이다. 보통 신생팀이나 전국대회에 처음 출전한 팀, 출전 경험이 적은 팀이 퓨처리그에서부터 출발한다. 이후 승점 제도를 거쳐 챔프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 창미야 역시 퓨처리그에서 출발했다. 

창미야는 지난해 창단 1년 만에 영남 슈퍼리그에 참가해 준우승의 성적을 거뒀으며, 올해 한국 여자야구연맹에 공식 가입해 전국 대회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제11회 익산시장기 전국여자야구대회에서 전승 우승을 차지한 창미야 선수단. (사진=창미야 제공)

지난 5월, 20개 팀이 참가한 제11회 익산시장기 전국여자야구대회에 처음 출전해 전승으로 우승했고, 9월 4일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제5회 선덕여왕배 전국여자야구대회에서도 전 경기 승리하며 퓨처리그 최강팀을 증명하기도 했다. 10월 열린 LX배 한국 여자야구대회에서는 준우승으로 올해 전국 대회를 마무리했다. 

창미야가 2년 만에 전국 대회를 제패할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창원시 야구소프트볼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백 감독은 “서울이나 광주, 대구, 부산 등 프로구단이 있는 지역들은 여자 야구팀이 있다. 근데 창원은 NC다이노스가 있음에도 여자 야구팀이 없는 거다. 우리가 한 번 주축이 돼서 만들어 보자 해서 탄생하게 됐다. 협회가 모으고 운영하는 건 전국 중에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회 참가 기념구. (사진=차혜미 기자)

여자 야구 전담부서가 따로 있을 만큼 협회도 여자 야구단 운영에 열정적이다. 아마추어의 경우 감독과 선수들이 A to Z를 다 알아서 한다면, 창미야는 프로구단처럼 체계가 나뉘어 있다. 감독은 선수를 가르치고, 선수는 연습하고 게임에서 기량만 펼치면 된다. 백 감독은 “우리가 지금 주로 연습하고 운동하는 창원 88야구장도 협회의 도움이 없으면 잡기가 힘들다. 만약 이번 주에 사회인 야구 등 야구 일정이 잡혀있어서 연습할 공간이 없으면 협회에서 대체 구장을 찾아준다.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체계화를 갖춰서 관심 가져 주는 곳이 없다. 창원이 본보기가 돼서 이러한 구조가 활성화가 된다면, 전국적으로 이런 구단이 많아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창미야는 지역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와도 공생한다. NC는 전국 대회를 준비하는 창미야를 위해 NC의 2군 구장인 마산야구장에서 연습할 수 있게끔 운동장을 빌려주기도 했다. 백승환 감독은 “구장을 빌리는 게 쉽지 않다. 2군 구장이어도 프로구단 구장이지 않나. 천연잔디가 깔려 있기  문에 아무나 빌려주지 않는다. 천연잔디를 밟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창미야 선수들은 마산야구장에서 NC 퓨처스 감독·코치들에게 직접 코칭을 받았다. 준비 운동부터 캐치볼, 수비, 타격까지 프로구단 코치들에게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창미야 선수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했고, 공필성 NC 2군 감독은 창미야 선수들의 열정과 실력에 깜짝 놀라기도.

창미야 선수단이 최근 마산야구장에서 NC다이노스 2군 코치들에게 지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본격 훈련 전 몸을 풀고 있는 창미야 선수들. (사진=차혜미 기자)
NC다이노스 C팀(2군) 공필성 감독이 창미야 선수들에게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차혜미 기자)

공필성 감독에게 직접 자세를 지도받은 창미야 외야수 강민송 선수는 “처음에 몸 풀 때도 그렇고, 다음에는 (가르쳐준 대로) 이렇게 푸는 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셔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예서 선수는 “야구는 9명이 하는 팀 스포츠다. 내가 못하면 다른 선수들이 보완해주고 다른 선수들이 부족하면 내가 메워주면 된다. 상호작용이 좋은 것 같다. 사실 야구를 그만두고 골프 같은 스포츠를 해보려고 했는데, 야구를 했다가 다른 운동을 하려니까 혼자서는 못하겠다. 같이 하니까 좋은 것 같다. 야구는 혼자서 못하지 않나. 공을 던져도 돌아오지 않으니까. 그게 야구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백승환 감독 역시 “단체적인 것이 크다. 물론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단체도 중요하다. 다른 종목보다 융합이 강하다. 야구의 매력에 빠지면 다른 운동은 시시해진다. 야구는 단순하지 않다. 축구 같은 경우는 다른 자리로 들어가서 커버를 할 수 있지만, 야구는 본인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 내 자리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런 데서 오는 단합심이 있다. 단합심이 강한 운동이다. 야구가 여성분들에게 많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10대부터 40대, 60대, 이런 조화가 어디 있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여자 야구가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백승환 감독은 “말로만 해선 안 된다. 전국 체전은 아니더라도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같은 대회에 여자 야구 종목을 신설해줬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자체에서 팀을 만들어 육성할 것이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여자 야구라는 종목이) 창원은 되어 있지만 신설된다면 전북·전남·대구·부산 등 체육회에서 신경을 쓸 거다. 그러면 여자 야구단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감독의 말처럼 어렵지 않은 일이다. 아마추어를 위한 생활체육대회인 생활체육대축전에서부터 여자 야구라는 종목이 활성화된다면 창미야 같은 체계화된 팀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직접 ‘하는 야구’는 ‘보는 야구’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야구라는 매개체로 뭉쳐 함께 땀 흘리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더 이상 하는 야구는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여성들이여,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해보자. 

창원=차혜미 기자 h_yemi82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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