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현장] 이래서 김단비, 김단비 하는구나

[데일리현장] 이래서 김단비, 김단비 하는구나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11.03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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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은행 김단비가 2일 열린 BNK 썸과 홈 개막전서 팀 내 최다인 33점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 WKBL)
(사진=우리은행 김단비가 2일 열린 BNK 썸과 홈 개막전서 팀 내 최다인 33점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 W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잘 하는 선수인 줄 알고 있었지만,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단비는 정말 잘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홈 개막전에서 부산 BNK 썸을 79-54로 눌렀다. 1쿼터부터 30-11로 크게 점수 차를 벌렸고,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완파'였다.

그 중심에는 '대형 이적생' 김단비가 있었다. 자타공인 WKBL 최고의 포워드인 김단비는 올 시즌 FA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2007년 신한은행에서 프로 데뷔 후 농구인생 첫 이적이었다. 계약기간 4년에 연봉 총액 4억 5000만원의 WKBL 최고 대우는 김단비의 실력이 어떤지, 우리은행이 그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 수 있는 조건이다.

이날 34분 48초 동안 코트를 누빈 김단비는 33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우리은행 전체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점수를 책임졌다. 전반에만 20점을 쏟아부었는데, 이는 역대 본인 전반 최다 득점 기록이다. 앞서 위성우 감독이 "호흡이랄 것도 없다"라며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말했었는데, 김단비의 실력 앞에서는 부족한 시간도 문제 될 게 없었다.

경기 후 만난 김단비는 "첫 경기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동료들이 도와줘 좋은 경기를 했다. 첫 단추가 잘 들어갔으니 시즌을 잘 치러보겠다"라고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비단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김단비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180cm라는 좋은 체격 조건에 WKBL 최고의 몸싸움 능력을 갖춘 그는 이날 BNK 핵심인 김한별을 전담 마크했고, 수비에서의 압박 능력을 뽐냈다. 위성우 감독도 "김단비의 최대 장점을 뽑자면 인사이드에서의 힘"이라며, "안에서 자리를 잡아주고 수비를 봐주는 게 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단비 덕분에 박혜진의 부담감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박혜진은 김단비와 함께한 첫 공식전인 이 경기서 11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박혜진은 "코트 안에서 부담감을 나눠가져 더 편하게 뛸 수 있었다"라며, "같이 뛰면 신나는 동료"라고 김단비를 치켜세웠다. 지난 시즌 발바닥 부상 여파로 고생했던 박혜진이 김단비 효과로 살아나면 우리은행으로서는 금상첨화다.

이 이야기를 들은 김단비는 "오랜만에 받아먹는 농구를 했다"라며, "내 목표는 남은 29경기서 박혜진이 10번의 트리플더블을 더 작성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웃었다. 어시스트는 패스를 받는 동료가 잘 해야 쌓이는 기록인 만큼, 본인이 박혜진을 도와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각오였다.

새 팀에서의 데뷔전부터 펄펄 날아다닌 김단비는 자기반성도 잊지 않았다. 그는 "후반 들어 상대에게 리듬을 내줬고, 개인적으로는 리바운드를 많이 내줬다"라고 짚었다. 당장의 활약에 마냥 기뻐하지 않고, 즉시 보완해야 할 점을 찾는 모습에서 왜 김단비가 WKBL 최정상급 선수로 인정받는지 알 수 있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디펜딩 챔피언인 청주 KB스타즈의 핵심 박지수가 건강 문제로 잠시 코트를 떠난 영향도 있지만, 김단비의 가세로 전력이 크게 상승한 점이 그 배경이다. 

그리고 우리은행과 김단비는 첫 경기부터 자신들이 왜 우승 후보로 꼽히는지 증명했다. 과연 이들은 남은 29경기서도 계속해서 증명에 성공하며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우리은행은 오는 4일 오후 7시 청주체육관에서 KB스타즈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아산=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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