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독자편집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9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인 정일용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천원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진흥실 전문위원, 한규택 정치학박사·번역가, 백학기 시인·영화감독, 이계현 스페이스엔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데일리스포츠한국 지면 개선과 발전 방향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의견을 정리한 내용이다.
◇ 정일용 위원장= 9월 23일자 2면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 위해 IOC위원에 뇌물”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후속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왜 지금에서야 폭로하게 됐는지, 왜 영국 언론매체 ‘더타임스’를 통해서 폭로하게 됐는지 등 추가 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다.
“킵초게, 마라톤 세계新” 기사 중 ‘서브2’(2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의 간략한 설명을 달아주니 생소한 용어가 금방 이해됐다. 여기 더해, 기사 본문 말미에 전문용어를 간략히 설명해주는 ‘소박스 해설’을 붙여주면 좋겠다. ‘읏맨 럭비단’의 ‘읏맨’의 단어가 생소해 인터넷에 검색해봐야 했다. OK저축은행의 ‘OK’를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리면 ‘읏’이 되는 걸 이용해 따온 것이다. 이를 모르는 독자들도 있으니 설명이 더 필요해 보인다.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TV조선에서 독점중계로 방송하는 것에 대해 기사 또는 기자수첩으로 다뤄봤으면 한다. 일부에서 시청거부운동을 벌이는 등 거부감을 주는 매체에 왜 독점방영권을 주는지 등을 다뤘으면 한다.
10월 7일자 2면 “학폭 자진 신고 박현빈” 기사는 운동선수 간 폭력 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기사여서 눈길을 끌었다. 선수가 저지른 학내 폭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징계 수위가 적절했는지 등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사항을 빠짐없이 다뤄줬다. 여기에 추가로 다른 종목에서도 ‘자진 신고’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 등이 궁금하다.
◇ 한규택 위원= MZ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집단 중심에서 이제는 개인의 다양성 및 공감 능력이 중시되는 경향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장애인, 여성, 극빈층,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또한 쌍방향 교감을 통해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데일리스포츠한국은 일찍이 소수 엘리트 체육인 중심의 정형화된 기존 스포츠 신문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생활스포츠’ 신문임을 전면에 내세워 수많은 이름 없는 우리시대 스포츠 영웅들을 조명해왔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애정 어린 관심을 표명해왔다. 앞으로도 이런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선제적으로 이슈를 제기하고, 신문의 논조를 확립하는 신문으로서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프로야구는 마지막까지 치열하고 긴박했던 정규리그 막바지 순위 경쟁을 긴장감 있게 다뤘다. 다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SSG의 사상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비결, 팀 타율 1위였던 LG의 막판 타격 침체, 최하위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KT의 저력 등의 분석 기사가 부족해 아쉬웠다. 더불어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각 팀의 전력분석을 통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전망에 대한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분석 기사를 기대한다.
프로축구는 포커스가 일관되지 못해 아쉬웠다. 최근 화제가 된 월드컵대표팀의 최종평가전에서 타 언론들이 이강인의 출전 여부와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은 벤투 감독의 옹고집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데일리스포츠한국은 9월 27일자 1면 헤드라인에 벤투호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4-1-4-1전형에서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세우는 전술과 연관시켜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그러나 경기 후 분석 기사에서는 전술 실패에 대한 분석보다 다시 이강인 투입 문제로 되돌아간 느낌을 주어 아쉬움이 컸다. 일관된 포커스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용두사미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다.
프로농구와 배구의 신인드래프트 기사는 화제 신인들을 1면 헤드라인에 배치해서 주목도를 높인 점이 돋보였다. 또한 현 프로리그의 구조적 문제와 드래프트의 실상에 초점을 맞춰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의 현실을 조명한 점 또한 좋았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전국체전 기사는 타 언론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기사를 내보낸다는 점에서 아주 효과적이었다.
◇ 이계현 위원= 9월 말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 50인 이상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27일자 건강면에 이러한 정책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는데 스포츠를 관람하는 관중의 반응을 중심으로 의미를 담아 비중있게 실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달 네이버가 운영하는 ‘네이버스포츠’에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주요 이슈들을 토론할 수 있는 오픈채팅 ‘커뮤니티’ 서비스가 정식 출시됐다. 이제 스포츠 미디어와 플랫폼의 경쟁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종이신문의 장점이자 경쟁력은 한층 깊이 있는 심층보도와 스포츠 현안 선도에 있다. 일간지 신문들의 경우, 화제성있는 기사를 1면 톱으로 선정하면 3면에 해설면을 두어 토픽에 대한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칼럼, 사설 등 다각적 접근으로 의제를 끌어가려고 한다. 스포츠지의 경우 종목별로 지면이 분리되어 종합적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1면 톱으로 중요 스포츠 경기를 다룰 경우, 해당 지면에 1면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해설 박스 등을 두었으면 한다.
◇ 천원주 위원=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은 사실을 확인해 전달하되 의견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내놓는 것이다. 9월 23일자 3면 “초보 감독 김종국, 위기극복 해법은 있는걸까”는 9연패를 당한 기아타이거즈 부진 원인을 감독에게서 찾는 내용인데 기자의 주관성이 지나치고 언어가 폭력적이다. ‘어설픈 대타 기용’, ‘선택은 최악’, ‘경험 부족’ 등 감독 개인을 강하게 질타하지만 팬들의 반응이나 현장전문가 목소리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세분화된 프로야구 코칭시스템을 감안한다면 기자의 감독 비판은 여느 열성팬의 SNS 댓글처럼 특정팀에 편파적이고 감정적 측면이 강해 보인다.
반면 9월 15일자 1면 “또 뒷문 무너진 SSG, 1위 자리도 위험하다” 기사는 SSG 랜더스의 부진 이유를 경기내용 설명과 함께 차분하게 전달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행보 불안’, ‘뒷문 고민’, ‘역전 허용’ 등 자극적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고 중립적 시각을 견지했다. 같은 날짜 4면 “슈팅 0회 손흥민, 8경기째 무득점 부진” 기사도 경기 내용 설명, 현지 매체들의 평가, 감독의 의견을 전달하는 대신 기자 의견은 배제해 분석적이며 중립적 시각을 유지했다.
10월 4일자 1면 “매직넘버 ‘3’ 호랑이군단의 포효가 시작됐다” 기사는 내용과 제목이 일치하지 않아 생뚱맞았다. 본문 내용은 정규리그 마지막 주 순위다툼을 다룬 내용이다. 그 중 기아타이거즈를 다룬 내용은 5위 확정을 위해 팀을 재정비했다는 4줄 분량이 전부였다. 제목만 보면 기아가 정규리그 우승까지 3승 남았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을 여지가 있다.
프로스포츠 2부리그 소식도 더 폭넓게 다뤘으면 한다. 9월 28일자 야구면 “한화 퓨처스 서산이글스, 북부리그 우승” 기사를 통해 정규리그 꼴찌팀이 퓨처스리그에선 우승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됐다. 프로축구 K리그2 우승을 확정짓고 최다승 신기록에 도전하는 광주FC 기사도 신선했다. 2군의 경기결과와 선수들의 활약 소식을 독자들에게 더 많이 전달해줬으면 한다. 피말리는 총력전이 펼쳐지는 시즌 막바지인 만큼 2부 강등 및 1부 승격 예상 팀들의 현재 선수단 분위기와 각오 등의 내용이 더 많이 보이길 바란다.
◇ 백학기 위원= 생활스포츠면의 나열식 편집은 지루한 면이 있어 제목만 읽고 넘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줄과 작은 박스 등을 활용해 편집의 묘미를 살렸으면 한다. 또한 지역 안배를 고려해 골고루 다뤄주면 좋겠다.
9월 20일자 1면 “7연패 기아 가을 야구 불씨 살릴까” 기사는 톱이 아닌 야구면으로 옮기면 좋았을 듯 하다. 하루 아침을 여는 1면인 만큼 기대와 희망이 있는 편집을 기대해본다.
9월 23일자 1면 “더 뜨거워진 왕좌경쟁” 기사는 울산과 전북의 운명을 건 맞대결과 피말리는 승점 확보전을 예고한다는 내용으로 축구팬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기사였다. 다만, 2면 "태권도 정식 종목 채택 위해 IOC위원 뇌물 폭로" 기사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예민한 기사로 추후 다시 확인 후 정리할 필요성 있어 보인다.
"매직넘버 '3' 호랑이 군단의 포효" 기사 1면톱은 기사와 사진의 조화가 좋았다. OTT 시장에서 한동안 장르물이 대세인 상황에서 제작비 내린 코미디 드라마 새 콘텐츠 승부 본다는 분석 기사도 흥미롭게 읽었다.
10월 5일자 "OK금융그룹 인하대 신호진 품었다" 기사는 2, 3위 선수들을 구분해 나눠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7일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기사는 3년만의 본격적인 대면 행사인 만큼 현지 영화 관련 사진을 3~4컷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리=황혜영 기자 seven1121@dailysportshankook.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