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는 최근 국제경마화학자협회 'AORC'가 주최하는 '2022년 경주마 도핑검사 국제숙련도시험'에 100% 적중했다. 한국 경주마 도핑 검사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낸 셈이다.
국제숙련도시험은 경주마 도핑검사기관의 금지약물 분석능력을 검증하는 무대다. 또 나날이 발전하는 불법도핑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AORC는 불법 도핑기법의 진화에 비례해 점점 높은 난도의 테스트를 매년 시행 중이다. 1976년부터 경주마 도핑검사를 시작한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는 1997년 처음 차가해 올해까지 26년 연속 100% 적중률로 합격 중이다.
일반적으로 도핑하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약물 부정행위를 떠올린다. 하지만 큰 판돈이 걸리는 경마에서도 경주마 도핑은 승패와 공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경주마 도핑의 역사는 사람의 도핑보다 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말에게 인육을 먹였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로마 시대에는 경주마에게 벌꿀주를 먹이는 도핑 수법이 있었다. 이를 시행한 자는 십자가형에 처해졌다고.
경주마 도핑검사가 시작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도 경주마 도핑은 계속 진화하며 공정성을 위협 중이다. 2020년 최초로 개최된 '제1회 사우디컵 경마대회'는 약 220억 원의 세계최대의 우승상금으로 시작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컵의 첫 번째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미국 원정 경주마 ‘맥시멈 시큐리티’가 가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경주 후 도핑검사에서 신종 도핑 약물이 검출돼 우승이 취소됐고, 전 세계 경마계는 약물에 의한 공정성 훼손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경주마 금지약물이 검출된 사례가 거의 없다. 이는 매 경주 전후로 시료를 채취해 800여 종의 성분을 즉각 구분해내는 한국마사회의 도핑검사소의 기술력과 노력의 성과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 관계자는 "검사망을 피해 새로운 약물과 투약법을 악용하는 이들을 범죄를 막고, 경마의 공정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경마화학자가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숙련도 시험은 세계의 경마화학자들이 새로운 약물검출의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기 위함으로 기술력을 경쟁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