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위 감독 향한 분노, 왜일까

[기자수첩] 2위 감독 향한 분노, 왜일까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09.15 09:2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타공인 K리그 최강팀인 전북 현대. 그리고 이들을 이끌고 지난 시즌 전무후무한 K리그 5연패를 달성했으며, 올 시즌 역시 2위로 상위권을 내달리고 있는 김상식 감독. 그러나 팬들은 불만이 많다. 왜일까?

올 시즌 전북에 대해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김상식 감독을 향한 비판이다. 퇴진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부터 “‘김’ 빠지는 경기 ‘상’실된 전술, ‘식’견없는 리더”라는 문구의 비난 걸개 등 시즌 내내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치른 서울전에서는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일부 팬들이 구단 버스를 막고 “김상식 나와!”를 외치며 만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이 같은 모습에 “올 시즌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밖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것도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까지 차지한 감독인데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외부에서는 팬들의 비판이 과하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전북과 그 팬들은 다른 팀과 눈높이가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차지한 2009년부터 13년간 9번의 우승을 차지한 팀이 전북이다. 또 2014년부터 8년째 무관을 경험한 적이 없다. 언젠가부터 우승은 당연한 것이 됐다. 당연한 걸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아울러 전북 팬들이 볼멘소리가 6연패 실패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팬들의 목소리는 현재 팀 순위가 아닌 김상식 감독의 전술 운용 및 선수 활용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사실 김상식 감독을 향한 비판은 그가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지난 시즌에도 나왔었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팬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당시는 '감독 데뷔 시즌이니 그럴 수 있다'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 2년차가 된 올 시즌에도 팬들의 답답함이 이어지니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시즌 초부터 삐걱거렸다. 수원FC와 개막전 승리 후 무승의 늪에 빠져 연승을 달린 라이벌 울산과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홈에서는 6월에서야 4개월 만의 2승을 신고했다. 전북을 대표하는 ‘화공(화끈한 혹은 화려한 공격)’과는 거리가 먼 경기들이 많았다. 올 시즌 전북은 31경기에서 43골을 넣었는데, 38경기 71골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떨어진 득점력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후에도 반전을 맞는 듯 보였으나, ACL과 A대표팀 일정 등으로 체력 문제에 부딪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쿠니모토의 음주운전과 핵심 외국인 공격수인 구스타보의 폼 저하, 바로우의 모친상 등 김상식 감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팬들은 감독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적절한 로테이션과 선수 기용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류첸코와 이용 등 주전급 선수들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FC서울에 오고 경기력이 향상됐다”, “경기를 뛰며 컨디션을 올려야 했는데 전북에서는 쉽지 않았다” 등 팀을 떠난 이들의 인터뷰는 팬들이 김 감독의 선수단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러한 일들이 쌓여 결국 “김상식 나와!”로 표출된 셈이다.

이제 시즌 종료까지 6경기 남았다.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김상식 감독의 운명도, 팬들의 비판이 계속될지도 이 6경기를 모두 마치면 그 끝을 알게 될 전망이다.

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