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BTS 온다니 숙박비 30배 급등… 왜 이러십니까

[기자수첩] BTS 온다니 숙박비 30배 급등… 왜 이러십니까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2.09.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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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부산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장소가 논란 끝에 변경됐다. 

부산시가 원래 예고했던 공연 장소는 부산 기장군 일광 특설무대였으나, 논의 끝에 연제구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이번 콘서트는 BTS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기획됐다.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BTS는 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글로벌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연 계획 발표 이후 부산 일대 숙박료가 급등했고, 열악한 공연장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평소 10만 원 안팎이던 하루 숙박료가 BTS의 부산 콘서트 개최 소식이 알려진 후 40만 원대 후반까지 치솟는가 하면, 평소 6만 원대던 숙박료가 61만 5000원까지 폭등하기도. 심지어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가격을 30배나 올려 새로 예약받는 사례도 잇따랐다.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받은 부분은 공연장의 안전 문제였다. 공연이 예정된 일광읍은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고 주변에 주택가와 숲이 있어 진입로가 좁다. BTS 소속사 하이브 측이 공개한 안내문에 따르면 공연장 출입구는 단 1개. 10만 명의 관객이 이 문을 통해 입·퇴장을 해야 하는 것. 비슷한 규모를 수용하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의 출입문 개수는 54개, 6만 6000여석을 갖춘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출입문은 22개에 달한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오전 9시부터 관람객을 입장시켜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었다. 

교통, 숙박, 안전 등 여러 논란 끝에 공연 장소가 결국 아시아드 주 경기장으로 변경됐다. 부산아시아드 주 경기장 관중석은 5만 3769석으로, 최대 수용인원은 약 8만 명이다. 부산역과는 약 8km, 김해국제공항과는 약 10km 떨어져 있다. 또 경기장 내 출입구가 72개에 달해 관객 수만 명이 공연이 끝나고 신속하게 퇴장할 수 있다. 

팬들과 시민들은 안도했지만, 장소가 바뀌고도 ‘바가지요금’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팬들은 부산 전 지역에서 숙박비 폭등이 확인되고 강제 취소 사례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에 숙소 피해를 신고하는 방법을 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4일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 동래구 한 호텔은 1박에 8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부산의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불공정 상행위는 엄단 방침을 세우고 관계기관과 지도점검, 계도에 나설 것”이라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지만, 바가지요금은 여전하다. 

논란 끝에 개최 장소는 변경됐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다. 부산시와 하이브는 ‘사상 첫 10만 콘서트’라는 타이틀에 급급해 현실적인 진행 문제를 도외시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산시를 알리는 데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위상에 걸맞은 최고의 행사로 만들기 위해 부산시와 소속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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