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올해 가장 흡인력 있는 데뷔작, 현실을 파고드는 '홈리스'

[시사회] 올해 가장 흡인력 있는 데뷔작, 현실을 파고드는 '홈리스'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09.07 15:36
  • 수정 2022.09.07 16:1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를 흡입력 있게 다뤄"

5일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진행된 영화 '홈리스' 언론배급시사회 (왼쪽부터) 전봉석, 박정연, 임승현 감독 
5일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진행된 영화 '홈리스' 언론배급시사회 (왼쪽부터) 전봉석, 박정연, 임승현 감독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청년 빈곤, 주거 현실을 파고든 올해의 독립영화 '홈리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5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한국 극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 ‘홈리스’가 5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에는 임승현 감독과 전봉석, 박정연 배우가 참석했다.

찜질방을 전전하며 아이를 키우는 어린 부모 한결(전봉석)과 고운(박정연). 부동산 보증금 사기로 모아둔 돈을 전부 잃은 이 부부는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 설상가상으로 아이가 다치고, 돈도 집도 없는 부부는 여행을 떠나 잠시 비워진 노인의 집에 몰래 살기 시작한다.

영화 '홈리스'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홈리스'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작품은 미성숙한 한 어린 부부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배달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고, 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모두 날리고, 나날이 커지는 ‘집’을 향한 욕망 때문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는 과정을 선명하게 담았다. 차갑고 어두운 톤이지만 영화가 담고자 하는 사회적 모순과 현실이 러닝타임 내내 폐부를 찌른다.

세계가 주목한 작품 ‘기생충’과 ‘어느 가족’이 연상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빈곤만은 벗어나고 싶었던 어린 부부가 갓난아이를 데리고 운수 좋게 어떤 집에 머무르면서 벌어지는 입주극이라는 점이 그렇다. 가족이 떠나고 큰집에 혼자 남아 잡초를 뽑는 노인과 어린시절부터 가족 없이 모든 현실을 짊어져야 하는 두 주인공을 그린 영화 ‘홈리스’는 지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에 초청되며 존재감을 알렸다.

‘홈리스’는 전 세계 독립영화인들의 영화제라 할 수 있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의 하버 부문에 초청되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흡인력 있게 다루고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 '홈리스'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홈리스'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작품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임승현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에 대해 “내 안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시절, 집의 가세가 조금 기울었을 때 찜질방에서 잠깐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한결’과 ‘고운’을 찜질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로 그렸다”라고 전했다.

어떻게 영화 속 캐릭터를 이해하고 준비했는지에 대해 ‘한결’ 역 전봉석 배우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가 어둡긴 하지만,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어린 나이에 가정이 있거나 아이가 있는 친구들을 많이 관찰했고,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봤다”라고 말했다.

찜질방을 전전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 ‘고운’ 역을 맡은 박정연 배우는 “오디션장에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흡인력이 있었고,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고운’의 행간을 찾아내는 게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관객들이 그들을 응원할 수는 없더라도 비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점이었다”라고 전했다.

영화 '홈리스'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홈리스' 스틸컷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이어 “내가 ‘고운’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하다가, 문득 내가 ‘우림’이고 부모님이 ‘고운’과 ‘한결’이라면 어떨까 생각을 바꿔서 해봤다. 그때 처음으로 ‘고운’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을 많이 생각하며 ‘고운’을 준비했다”라는 말을 전했다. 특히 박정연 배우는 ‘고운’의 캐릭터를 고려해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채로 촬영을 진행했으며, 전봉석 배우는 3개월간 로션을 바르지 않고, 피부를 태우고 체중을 감량하는 노력을 통해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임승현 감독은 사회 문제를 다루는 극영화인 만큼 재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 오히려 홈리스 관련 기사나 서울역 인근에 있는 쪽방촌을 답사하며 생활 방식을 참고하고 관찰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임승현 감독, 전봉석, 박정연 배우까지 모두에게 첫 장편 영화인 '홈리스'를 개봉하는 소감에 대해 박정연 배우는 “오래전에 찍은 영화인데도, 가끔 영화를 보면 어떻게 촬영을 했고,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행복하게 찍었던 작품이 개봉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기쁘다”라는 말을 전했다.

올해 가장 흡인력 있는 데뷔작 ‘홈리스’는 오는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다.

 

용산=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