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현장] 女 농구 첫 평가전, 핵심 문제의 해결책은 없었다

[데일리현장] 女 농구 첫 평가전, 핵심 문제의 해결책은 없었다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2.08.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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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세리머니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박혜진 세리머니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여자농구 대표팀이 박지수 공백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라트비아와의 KB국민은행 초청 2022 여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71-66으로 승리했다. 전날(19일) 가진 평가전에서 56-55로 힘겹게 승리했던 대표팀은 2경기 연속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대표팀은 전력이 온전치 않았다. '여제' 박지수가 공황장애로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배혜윤, 이해란 마저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대체 자원으로 김소담, 김태연이 들어갔지만 무게감은 떨어졌다. 더군다나 김태연은 부상으로 평가전 2연전으로 모두 뛰지 못했다. 1차전에서 활약한 최이샘은 발바닥 부상 악화로 2차전에서 결장했다. 하지만 전력 탓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가전 상대인 라트비아도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190cm가 넘는 장신 빅맨들이 있었지만 전력이 떨어졌다. 한국(13위)에 비해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24위)도 낮다. 한국은 다음달 호주에서 열릴 여자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2연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정선민 감독은 박지수가 없는 상황에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 1차전이 끝난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현실적으로 박지수의 대안은 없다"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20여일 간의 소집 기간과 평가전을 통해 박지수의 대안을 준비했어야 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높이에 열세인 팀은 흔히 활동량을 늘려 압박 수비를 가져간다. 다양한 방식의 트랩 수비와 스위치 디펜스 등 여러 수비 전술을 선보인다. 전반까지 단순한 수비를 선보였던 대표팀은 활동량이 좋은 선수들이 코트 위에 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양인영과 김소담을 주로 기용했던 전반과 달리, 후반 들어 진안과 박지현이 코트에 나서며 활동량을 앞세우자 라트비아의 공격은 침묵했다. 특히 승부처 들어 진안과 박지현은 신장 열세를 왕성한 활동량으로 메웠다. 라트비아가 높이를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골밑 공격을 시도했지만 이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높이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다.

농구 대표팀 박지현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농구 대표팀 박지현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공격에서는 여전히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박지수는 높이를 앞세운 수비가 인상적이지만 공격에서도 좋은 스크리너,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박지수가 없는 상황에선 포지션 구분 없이 모두가 찬스를 만들기 위해 나서야 했다. 하지만 정선민 감독은 정형화된 농구를 추구했다. 빅맨의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표팀 앞선의 개인 기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박혜진, 강이슬, 박지현 등이 개인 기량을 활용해 득점을 만들어냈다. 피지컬이 좋은 라트비아를 상대로 확실한 패턴이 없다보니 단발성 공격이 계속됐다. 대표팀에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든 활로는 뚫었지만 흐름을 타지 못했다. 공격 시 동선이 꼬이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결과적으로 2경기 모두 승리를 했지만 보완이 반드시 필요했다.

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평가전이었던 2번의 경기에서 박지수 공백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정선민 감독은 평가전을 총평하면서 "(박)지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외곽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주고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정선민 감독은 "선수들 체력적인 향상이 돼야 한다. 국제 경기에서 치열하게 몸싸움도 해야한다. 파워풀하게 하려면 스피드도 있어야 한다. 강력한 체력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다. 남은 3주 알차게 준비를 하겠다. 월드컵에 가선 승패를 떠나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농구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감독의 전술적 역량도 중요하다. 주어진 환경에서 선수들의 특성에 맞게 전술을 꾸리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다. 이번 평가전 2연전은 대표팀의 색깔을 정비하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대표팀의 명확한 색깔을 발견하긴 힘들었다.

청주=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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