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무엇을 예상하든, '놉'!....기괴한 영화적 체험의 끝장판

[시사회] 무엇을 예상하든, '놉'!....기괴한 영화적 체험의 끝장판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08.15 16:28
  • 수정 2022.08.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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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아웃', '어스' 조던 필 감독 신작...17일 개봉

영화 '놉' 포스터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영화 '놉' 포스터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겟아웃’, ‘어스’를 연출한 조던 필 감독의 신작 ‘놉’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와 텔레비전 제작사를 위해 말을 훈련하는 여느 평화로운 목장. OJ 헤이우드는 하늘에서 떨어진 의문의 동전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다.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의 OJ와 그와 달리 밝고 쾌활하며, 주목 받길 원하는 동생 에메랄드는 동전을 떨어뜨린 정체불명의 물체가 UFO라는 것을 확신하고 이를 쫓는다.

UFO인 줄만 알았던 정체불명의 물체는 괴생물체에 가까웠고, 남매의 욕망은 공포를 뛰어넘는다. 하늘을 장악한 괴생물체는 권태로 가득한 마을에 기괴한 공포를 몰고 온다. 그러나 생전 처음 마주하는 공포를 이겨낸 것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 모래로 가득한 산등성이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두 남매는 괴생물체를 직접 촬영하기로 마음먹는다.

 
 
영화 '놉' 스틸컷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영화 '놉' 스틸컷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작품은 각 등장인물의 욕망을 독특한 화법으로, 빈틈없이 담아냈다. 괴생물체를 촬영해 이익을 얻고 싶은 남매, 아역 배우 시절 겪은 끔찍한 사고를 다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이용하는 놀이공원 운영자가 이야기를 지탱하는 핵심 인물들이다. 시작부에 등장한 ‘내가 또 가증하고 더러운 것들을 네 위에 던져 능욕하여 너를 구경거리가 되게 하리니’라는 구약 성경 나훔서 3장은 이들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관통하는 문구다.

욕망을 실현하는 남매의 치밀한 모습과 더불어 스티븐 연이 열연한 ‘리키 주프 박’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는 아역 배우 시절 처참한 사고를 목격한 뒤 방송계에서 외면 받고 놀이공원 ‘주피터 파크’를 운영하며 동물 쇼를 한다. 관심에 목마른 리키 주프 박은 자신의 트라우마와 동물을 쇼에 이용하는 미성숙한 성인이자 오로지 ‘화제성’에 초점을 둔 예능 산업의 어두운 면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감독은 ‘리키 주프 박’ 캐릭터에 대해 “유명인들이 특히 아직 가치관 형성이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의 자아를 갖고 사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이게 위험한 점은 다른 이들의 관점에 그들을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영화 '놉' 스틸컷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영화 '놉' 스틸컷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놉’의 감독 조던 필은 인종 차별의 불편함과 기괴함을 획기적으로 꼬집은 영화 ‘겟아웃’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감독이다. ‘놉’은 ‘겟아웃’의 주인공을 맡은 다니엘 칼루야가 다시 한번 조던 필과 조우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다니엘 칼루야는 과묵하고 차분하지만 예민한 감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OJ 헤이우드’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그간 강렬한 메시지와 독창적인 연출로 새로운 지평을 연 조던 필은 신작 ‘놉’에서 전작과 또 다른 스케일을 선보였다. 그는 새로운 생물체의 출몰이 압도하는 괴상함, 이를 뛰어넘는 욕망과 호기심을 영화적 체험으로 극대화했다. 자극적인 정보와 끊임없는 관심을 요구하는 현 사회에 대한 감독의 해석이 영상으로 형상화됐다.

광활한 세트와 기묘한 풍경도 스크린을 압도하는 데 한몫했다. CG를 통해 구현된 꽃을 닮은 괴생물체는 마을의 화창한 하늘을 장악하며 아이러니한 공포를 자아낸다. 스티븐 연은 “처음 주피터 파크 세트장에 걸어 들어갔을 때 ‘오, 이게 주프의 악몽이구나. 이게 그의 열병이구나. 이게 그가 스스로 만들어냈는지조차 모르는 감옥이구나’”라고 느꼈다며 촬영 세트를 마주한 첫 소감을 밝혔다.

 
 
영화 '놉' 스틸컷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영화 '놉' 스틸컷 (사진=유니버셜픽처스 제공)

조던 필 감독은 작품에 대해 “이 영화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사람인지 인정 받고 보여 지길 원하는 내적 요구에 관한 것이다”라고 밝히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영화는 자신의 바깥 먼 지점까지 스스로 무엇을 이미 가졌는지도 모를 정도로 멀리 쫓아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뉴스에 나올 법한 일에 관련되거나 커리어 쌓기에 푹 빠져 있거나 제 셍각엔 우리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우리는 마치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 같은 사람들이다. 불빛을 향해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지만 어쩌다 보니 참을 수 없이 자기 통제를 잃어버릴 수 있다”라며 작품이 담고 있는 인물의 심리를 설명했다.

영화의 프로듀서 이안 쿠퍼는 “이건 또 하나의 공포 영화 장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확장 되어 공상 과학적인 장치를 갖고 있다”라며, “이전에 조던 필이 ‘사람들이 ’죠스‘에서 바다 표면을 바라보던 것처럼 이 영화를 본 뒤 하늘의 구름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한 공포증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울지 (‘놉’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놉’은 북미에서 1억 7백 만불 수익을 경신하며, 팬데믹 이후 오리지널 작품의 흥행에 불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영진위 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 기준 개봉 2일 전인 15일 오후 3시 20분 사전 예매량 4만 1045장을 기록, ‘탑건: 매버릭’을 제치고 외화 예매율 1위에 달성했다.

전에 없던 공포, 기괴한 영화적 체험으로 모두를 압도할 조던 필 감독의 신작 ‘놉’은 1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용산=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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