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공청회] ③ 외국인 쿼터 '5+1' 반대측 "국내 선수 설 자리 지켜야, 관점의 변화 필요"

[K리그 공청회] ③ 외국인 쿼터 '5+1' 반대측 "국내 선수 설 자리 지켜야, 관점의 변화 필요"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08.11 18:3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오범석 해설위원이 11일 서울 신문로 소재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한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오범석 해설위원이 11일 서울 신문로 소재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한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해 공청회를 열었다. 각계 전문가가 모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11일 서울 신문로 소재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K리그의 현행 '3+1(국적 무관 외국인 3명, AFC 소속 국가 선수 1명)'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에 대한 변화 필요 여부, 변화 시 예상되는 영향 등에 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2월 "차기 AFC 챔피언스리그(ACL) 대회부터 외국인 선수 쿼터를 기존 '3+1'에서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 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K리그가 이 같은 흐름에 맞춰갈지, 우리만의 길을 걸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번 공청회에는 박태하 연맹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박성균 연맹 사무국장, 유성한 FC서울 단장, 신정민 전북 현대 책임매니저,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 이종성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류청 히든K 편집장, 오범석 해설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또 각 구단 관계자와 취재진도 자리해 의견을 나눴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오범석 해설위원은 반대 입장을 내놨다. 최근까지 K리그에서 활약한 이로써 선수 시각에서 바라본 입장이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 5명에 대한 규정에 반대한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국내 선수들이 설 자리가 좁아진다. 외국인 선수 5명과 22세 이하 의무 출전,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필드 플레이어는 3명 밖에 뛸 수 없다. 자연스럽게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에 문제가 생기고, 취업 문제도 심하게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찬성 측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겠지만, 팀 간 경기력 격차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유성한 FC서울 단장이 11일 서울 신문로 소재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한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유성한 FC서울 단장이 11일 서울 신문로 소재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한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유성한 FC서울 단장은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부분 경기력에 집중하고 있는데, 프로 구단이 왜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라며, 기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강제 완화'를 이야기했다. 유 단장은 "성적 위주로 가면 리그가 부실해진다. 모 시민구단 단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강등 당하게 생겼는데 돈이 문제냐, 선수 수급이 우선이다'라고 하더라. 모든 구단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강등을 피하려는 패닉바이 말이다. 성적 중심에서 벗어나 마케팅, 지역사회로의 관심 등 구단 특색을 살리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뒤 외국인 선수 쿼터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유 단장은 "지금 제도를 개선해 성적 부담을 줄이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자율성이 생기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우승이 목표가 아닌 팀들은 지역사회 팬들을 위한 기반 만들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종성 교수는 K리그가 '리셀링' 리그로 변화할 준비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가 K리그 흥행과 구단 재정, 팀 간 전력 균형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절충안 없이 그대로 5+1 제도를 수용하면 부정적 측면이 클 것"이라고 경계했다. K리그가 원석을 보석으로 바꿔 다른 빅리그에 되파는 중계 구역으로 정립되는 시점에 AFC의 방안을 완전히 도입하는 게 상업적으로 적합하다는 설명이었다.

류청 히든K 편집장은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는 국내 선수 육성 제도와 함께 따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육성 없는 영입은 의미가 없다"라고 말한 류 편집장은 "외국인 쿼터보다 시급한 건 선수 육성과 관중 동원 능력이다. K리그1 평균 관중이 4472명이다. 외국인 선수 숫자만 바꾸는 건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그로운 등 한국적인 육성과 경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당장 늘린다면 1장 정도는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신 ACL 참가 팀에 한해 먼저 늘리고 이후 국내에 도입하는 등 점진적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로=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