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영우’ 인기에 편승한 부정적 패러디의 유감

[기자수첩] ‘우영우’ 인기에 편승한 부정적 패러디의 유감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2.07.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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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 가도 이 드라마를 빼놓고 대화를 나눌 수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이야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등 대사부터 주인공 우영우가 친구 동그라미와 함께하는 독특한 인사법 ‘우 to the 영 to the 우’까지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다.

연일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유튜브 등 온라인에선 극 중 주인공 우영우(박은빈)를 따라하는 패러디 영상이 등장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그동안 온라인이나 방송가에서 인기 드라마 속 캐릭터를 패러디하는 모습이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영우의 캐릭터가 자폐 스펙트럼을 앓는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유튜버들은 자폐증 증상인 우영우의 말투를 따라 하는 모습을 촬영해 게재했고, 단발머리와 헤드셋 등 우영우를 연기하는 박은빈의 외모를 따라 꾸민 뒤 ‘우영우 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등 보는 이들의 불쾌함을 자아냈다. 단순 드라마 속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 한 영상이었지만, 자폐를 앓고 있는 장애인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모두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커지자 한 유튜버는 “자폐 증상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의 영상이 아니다”라며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 해 저희 스타일로 패러디한 영상이다. 자폐 증상이 아닌 우영우라는 캐릭터 자체와 비슷해 재밌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런 의도로 (영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귀엽고 매력적이어서 주변에 따라는 친구들이 많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만든 것”이라며 해명했다.

‘우영우’ 제작진을 비롯한 우영우를 연기하는 배우 박은빈은 제작발표회 등 여러 공적인 자리에서 장애인에 대한 표현에 신중했음을 밝혀왔다. 특히 박은빈은 우영우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에 “실존 인물이라든지 구현된 적 있는 캐릭터를 따라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영상 레퍼런스를 아예 배제했다. 제 연기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 봐 그 부분이 가장 조심스러웠다. (자폐 스펙트럼) 진단 기준에 맞춰서 공부한 편이라 특별히 연습한 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걸 지양하기 위해 노력한 박은빈의 연기가 무색할 정도로 유튜버들은 너무나 쉽게 그를 패러디하고 있다. 

단순히 패러디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문제다. 해당 유튜버들이 사과문을 올리며 해명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더이상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부정적 패러디로 확대 재생산하지 않아야 한다. 

생각 없이 따라 한 패러디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힌다. 우영우 패러디 영상을 보며 흥미로웠는가 불편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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